고소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조합 공금을 쓴 지역주택조합장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 오규희 부장판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70) 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부산진구 한 지역주택조합장이던 A 씨는 2018년 4월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에 대해 그해 12월 변호사비가 필요하자 해당 조합 명의 통장에서 550만 원을 인출해 썼다. 또 이 사건으로 벌금 150만 원형을 받자 조합 명의 통장에서 인출해 납부했다.

A 씨 측은 “조합 이사회에서 형사 사건 비용을 조합이 부담하기로 의결하고, 총회에서 추인도 받아 횡령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심은 “피고인 개인이 고소를 당한 사건에서 조합 비용으로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다. 비록 조합의 승인이 있었다 하더라도 변호사 선임료 지출이 위법한 이상 이는 조합 승인의 내재적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판시했다. 하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