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에서 술에 취해 일면식도 없는 손님과 종업원을 흉기로 찌른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전 아무런 언쟁이나 몸싸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은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식 범죄’로 보고 수사를 벌인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PC방 손님과 종업원을 흉기로 찌른 혐의(특수상해)로 A(19) 양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A 양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 양은 지난 22일 오후 7시30분 연제구 한 PC방 흡연실에서 술에 취한 채 손님 2명과 종업원 1명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 양은 이날 자신의 주량보다 많은 소주 1병, 맥주 1병을 마시고 귀가해 흉기를 챙긴 뒤 평소 자주 찾던 PC방을 방문했다. PC방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A 양은 뒤따라 들어온 40대 여성 B 씨와 C 씨의 등 부위 등을 흉기로 찔렀다. 이어 이를 말리던 20대 여성 종업원 D 씨의 어깨 부위에도 흉기로 상처를 냈다. 경찰이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A 양의 범행은 30초 내 이뤄졌다.

경찰은 A 양과 피해자들은 전혀 모르는 사이고 흡연실에서도 별다른 대화나 몸싸움 등도 벌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A 양은 경찰이 흉기를 집에서 가져 나와 PC방을 찾은 이유를 묻자 “아무런 생각 없이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A 양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세부적인 범죄 사실과 동기에 관해 현재 수사 중이라 자세한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동의대 김종오(경찰행정학) 교수는 “최근 사회적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면서 이런 ‘묻지마식 범죄’가 많아진다. 심리전문가 등이 최근 어떤 스트레스를 받았는지를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