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을 앞두고 코로나19로 학사 일정에 차질을 빚은 고3 수험생을 구제하기 위한 입시계획 변경안을 대학별로 마련 중이지만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아 혼선을 빚고 있다. 수시모집 원서 접수(오는 9월 23일부터)가 석 달밖에 남지 않은 데다 대학마다 다른 구제안을 내놔 수험생 혼란도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한국외대는 올해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이하 학종)전형에서 면접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는 수시모집 지역균등전형에서 수능 등급 최저기준을 완화하고, 정시모집에서 출결 봉사활동을 반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연세대는 수시모집 학종전형에서 3학년 때 수상 실적, 봉사활동, 창의적체험학습 관련 점수를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지역대학 중 이런 변경안을 발표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대학마다 수능 최저기준 완화, 비교과 영역 반영 축소와 같은 방법을 고려하지만 정확한 방안은 대학협의체 등을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교육부가 다음 달 중 방안이 발표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명확한 지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입학요강을 변경했다가는 법 위반이나 재수생 역차별이 될 소지가 있어서다. 부산지역 한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신입생이 입학하는 3월로부터 1년10개월 전 사전예고해야 하고, 이후에는 변경할 수 없다. 교육부나 대교협이 지침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쉽게 움직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고3 구제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는 뉴스만 보고 어떻게 대학이 움직이겠나. 이미 변경안을 발표한 대학은 왜 그랬는지 궁금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교육계는 입시계획 변경안 발표가 늦어지면서 수험생이 혼란을 겪을 뿐만 아니라 대학별로 내놓는 변경안도 비교육적이라고 비판한다. 부산 A고 교장은 “학종전형에서 비교과 영역은 학생이 대학에서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이 전형의 취지가 훼손된다”며 “가장 교육적인 변경 방안이 무엇인지 교육부가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교사 B 씨는 “고3이 등교를 시작한 후에 교내 거리두기에 적응하고 연달아 학력평가 모의평가 중간고사를 치르느라 바쁜데, 교사나 학생이 대학마다 다른 변경안을 어떻게 일일이 다 파악하고 준비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교협 관계자는 “기존 입시계획도 대학마다 다르고, 입학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사항이라 일괄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입학계획 변경은 대학이 방안을 마련하면 대교협과 협의 후 승인받는 방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