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쇠목줄 채우고, 발 지지고…9살 소녀 난간 타고 필사의 탈출

창녕 여아 추가 학대 진술 확보

  •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
  •  |   입력 : 2020-06-11 22:30:18
  •  |   본지 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쇠젓가락 불에 달궈 화상 입혀
- 욕조에 물 받아놓고 가두기도”
- 옆집으로 도망쳐 경찰에 구조
- 의붓동생 3명 임시 보호 명령
- 계부·친모는 자해·투신 시도

계부와 친모의 학대를 못 견뎌 탈출(국제신문 지난 8일 자 10면 등 보도)한 경남 창녕 A(9) 양이 어른도 견디기 힘든 끔찍한 학대를 당한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계부와 친모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한 초등학생 A(9) 양의 거주지인 경남 창녕군 한 빌라 모습. A 양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집 베란다(오른쪽)에서 난간을 통해 옆집(왼쪽)으로 넘어갔다. 연합뉴스
경남지방경찰청은 A 양을 상대로 한 두 차례 조사와 최초 상담 기록지 진술을 토대로 학대 사실을 확인했으며, 계부·친모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통해 혐의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친모(27)는 쇠젓가락을 글루건과 불에 달군 후 화상을 입을 정도로 A 양 발등과 발바닥을 지졌다. 또 계부(35)는 친모와 함께 물이 담긴 욕조에 A 양을 가두거나, 쇠막대기로 온몸과 종아리에 멍이 들 정도로 심한 폭행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집을 나가겠다고 반항한다는 이유로 A 양의 목에 쇠사슬을 묶고 빌라 베란다 난간에 자물쇠로 채우고는 밥을 먹거나 화장실에 갈 때만 풀어줬다.

A양이 최초 경찰 신고자(왼쪽)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A 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쇠사슬이 풀린 틈을 타 거주지인 4층 빌라 베란다 난간을 통해 비어있는 옆집으로 넘어가 도망쳤다. 복층 구조 4층 베란다로 경사가 45도 이상으로 매우 심하고, 안전 담장이 없어 성인이 이동하기에도 부담되는 15여m 안팎의 높이였다. 피해 아동은 지붕 사이 튀어나온 곳을 발판삼아 목숨을 건 탈출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잠옷 차림에 빌라 밖까지 나온 A 양은 마을 입구의 한 편의점을 찾았고, 여기서 만난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끔찍한 전모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편의점 직원은 A 양이 당시 제대로 걷지 못해 쩔뚝거리며 자기 발에 맞지 않는 큰 슬리퍼를 착용한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A 양 손은 심하게 부었고, 얼굴은 시퍼렇게 멍이 든 상태였다고 이 직원은 설명했다. 또 직원은 A 양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자 “아빠가 때렸다. 엄마는 지켜보고 있었다”며 목소리는 작았지만 또박또박 답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A 양은 당시 구조자가 이 편의점에서 사준 도시락, 바나나 우유, 과자 등을 허겁지겁 먹었다.

A 양은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위탁가정에서 2년간 생활한 뒤 2017년 복귀하면서 잦은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장기간 폭행이 있었지만 긴 옷으로 상처를 가리고 다니는 등 학대 사실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담임교사와 이웃 등은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대 정황은 A 양 건강 상태에서도 드러난다. 이 기관은 A양의 몸에서 다수의 골절과 상처, 손과 발 화상 흔적을 확인했다. 심한 빈혈 증상도 있었다. A 양은 보호기관에 “집으로 돌아가기 싫다. 학교는 가고 싶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5일 압수수색을 통해 학대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프라이팬, 쇠사슬, 자물쇠, 글루건, 효자손, 플라스틱 재질 막대기 등을 확보했다. 계부와 친모는 지난 10일 오후 4시20분께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이 A(9) 양의 의붓동생 3명에 대한 임시보호 명령 결정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신체를 자해하거나, 4층에서 투신을 시도하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 경찰은 이들의 추가적인 자해, 자살 시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응급 입원조처했다. 계부에 대한 경찰 조사는 거의 마무리 상태이며, 조현병 환자인 친모는 조사 일정 연기를 요청해 옴에 따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경남경찰청은 경찰·아동보호전문기관·지자체 등으로 편성된 합동점검팀을 운영, 다음 달 9일까지 학대 우려 아동에 대해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이 기간 추가 학대 여부, 등급 지정의 적정성, 분리조치 필요성 등 사안별로 면밀히 점검할 방침이다. 합동점검반은 직접 가정 방문을 통해 아동을 대면해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아동 학대가 확인될 경우에는 처벌한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4. 4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5. 5‘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6. 6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7. 7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8. 8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9. 9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10. 10[근교산&그너머] <1480> 창원 무학산 둘레길 2코스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6. 6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7. 7李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43%…민주 35%·국힘 25%
  8. 8[속보]119센터가 이송병원 지정…‘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국회 통과
  9. 9[속보] 이 대통령 “정치검찰 시대 막 내려…이제 경찰개혁이 주요 과제”
  10. 10[속보] 민주, "전두환 내란 아니다" 국힘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
  1. 1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2. 2“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3. 3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4. 4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5. 5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6. 6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부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25% 첫 돌파…2050년엔 43%
  9. 9“부산테크노파크 원장에 심재운 후보자 적격”
  10. 10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3. 3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4. 4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5. 5‘부캉이’ 내일 다시 바다로…길이 50m 그물로 외해 유도
  6. 6“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7. 7[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9. 9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10. 10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5. 5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6. 6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7. 7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8. 8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9. 9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10. 10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