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시재생사업 한다며 보존가치 큰 건물 허무는 강서구

일제강점기 건립 대저수리조합…지역 벼농사 역사 등 상징성 커, 문화재 아니지만 보존 여론 높아

  •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  |   입력 : 2020-05-31 20:03:51
  •  |   본지 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구, 건물 2채 헐고 문화시설 추진
- 건축계 “개발 구실로 철거 안돼”

부산 강서구가 대저동 일대에서 도시재생사업을 하면서 김해평야 일대 지역성과 역사성을 간직한, 100년이 넘은 지역 문화유산 건축물을 철거할 계획을 밝혀 논란을 빚는다. 지역 문화유산이 잇달아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지역 건축·역사계는 지자체를 상대로 보존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 강서도시재생열린지원센터로 사용 중인 대저수리조합 사무동. 강서구는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이 건물과 바로 옆 비료창고를 허물고 문화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강서구는 대저동 대저수리조합 사무동(현재 강서도시재생열린지원센터로 활용)과 비료창고 등 2채의 건물을 헐고 도시재생사업연계 문화시설 건립을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 18일부터 건축사를 상대로 설계공모를 진행 중이다. 철거 예정인 대저수리조합 사무동과 비료창고는 1916년 일제강점기에 건립됐다. 과거 일제는 낙동강 범람, 홍수, 바닷물 유입으로 벼농사를 짓기 어려워 식량 수탈에 차질이 빚자, 치수와 비료 판매를 목적으로 대저수리조합을 만들었다. 비료창고 건물은 1916년 건립 당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반면 사무동 건물은 1956년 송전탑에 걸린 미 공군 비행기가 지붕에 추락해 무너진 뒤 유엔이 신축했다. 두 건물 모두 근대문화유산으로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강서구의 지역성과 역사성을 담은 대표적인 건축물로 꼽힌다.

강서구의 지난날을 품은 대저수리조합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건 구가 추진해온 도시재생사업 탓이다. 산업구조 변화와 명지 등 신도시 중심 발전으로 벼농사 중심이던 김해평야의 중심지 대저동 일대가 침체하자 강서구는 지역의 역사성을 되살려 이 일대를 경제적, 사회적으로 부흥한다는 목적으로 2016년부터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했다. 구는 대저수리조합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문화시설을 지어 이를 도시재생 핵심거점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지상 2개 층에는 부산시의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가 자리할 예정이다.

지역 건축계와 역사계는 강서구의 이 같은 계획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건축가 김승남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역 문화유산이 파괴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도시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일을 멈추고 보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부디 지역 건축가들은 이번 공모전 참여를 거부해달라”고 호소했다. 부경근대사료연구회 김한근 소장은 “문화재로 등재되지 않았다고 역사적 가치가 없는 게 아니다. 대저수리조합 건물 2개 동은 보존 가치가 충분하다”며 “부산시와 각 구·군은 지역 내 역사성이 깃든 건축물을 제대로 조사하지도, 보존을 위한 예산을 배정하지 않고 걸핏하면 개발을 핑계로 허문다”고 꼬집었다. 김 소장의 지적대로 지역성과 역사성을 띤 건축물이 철거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차 명인이자 건축가였던 최규용 선생이 거주했던 고택 금당 다우도 재개발 과정에서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해체돼 부재(금당 다우를 이루고 있던 내·외부 나무기둥)가 대저동 밭에 방치되기도 했다.

전문가 비판에도 강서구는 철거 방침을 고수한다. 강서구 관계자는 “대저수리조합 건물 모두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공청회 과정에서 보존 필요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며 “사무동보다 오래된 비료창고 실내 일부를 새 건물에 활용할 방법은 찾고 있으나 현재 구체적인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도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시 관계자는 “이 건물에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건립을 확정했지만, 해당 건축물의 존재나 가치는 몰랐다”며 “대저수리조합 건물 보전은 강서구 소관”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6328억에 팔린 남천 메가마트 땅…일대상권 변화 부를까
  2. 2삼락공원 원인 모를 침수…체육시설 4개월째 이용 못해
  3. 3SUV 넘어지자 모인 울산시민…80초 만에 운전자 구해냈다(종합)
  4. 4경제성 검증된 부산형 급행철, 2030 엑스포 맞춰 개통 추진
  5. 5부산진구 “동서고가 철거는 주민 염원” 궐기대회 등 예고
  6. 6감천항서 일가족 탄 차량 바다 빠져…부부 사망
  7. 7국토위, TK 신공항 특별법 의결…가덕 조기 보상법안도 문턱 넘어
  8. 8영호남 단체장 “폐연료세·차등 전기료 강력 요구”
  9. 9사상구, 부산 최초 구립 치매요양원 추진
  10. 1050조 테라·루나 사기 권도형, 해외 검거...한미 검찰, 인터폴 추적
  1. 1국토위, TK 신공항 특별법 의결…가덕 조기 보상법안도 문턱 넘어
  2. 2‘속전속결’ 이재명 대표직 유지 결정 놓고 민주 내홍 격화
  3. 3北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 폭발...지상 공중 이어 수중 핵위협 완성?
  4. 4남경필 장남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5. 5헌재 “검수완박법 국회 표결권 침해…효력은 인정”
  6. 6與의원들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7. 7여야 ‘선거제 개편’ 합의 처리한다
  8. 8엑스포 실사단 앞에서 ‘유치 결의안’…국회 감동이벤트 연다
  9. 9국힘 정책위의장에 박대출…내달 원내대표 경선 영향 촉각
  10. 10“검수완박, 檢권한 침해 아냐…법무장관 청구인 자격 없다”
  1. 16328억에 팔린 남천 메가마트 땅…일대상권 변화 부를까
  2. 2일회용품 줄이고 우유 바우처…편의점 ESG경영 팔 걷었다
  3. 3‘공정 인사’ 강조 빈대인호 BNK, 계열사 대표·사외이사 대거 교체
  4. 4산업은행 ‘부산 이전’ 속도전 채비…노조 TF 제안엔 응답 아직
  5. 5“여기가 이전의 부산 서구 시약샘터마을 맞나요”
  6. 6전국 주택값 ↓, '강남 불패 3구'도 ↓..."반작용에 상승세 회복"
  7. 7롯데월드 부산 “엑스포 기원 주말파티 즐기세요”
  8. 8부산롯데호텔, 3년 만에 봄맞이 클럽위크
  9. 9미국 금리 0.25%P 인상 속도 조절…안도한 한은, 내달도 동결 가능성
  10. 10단가 깎으면서 소급 적용, ‘유니크’ 과징금 3800만 원
  1. 1삼락공원 원인 모를 침수…체육시설 4개월째 이용 못해
  2. 2SUV 넘어지자 모인 울산시민…80초 만에 운전자 구해냈다(종합)
  3. 3경제성 검증된 부산형 급행철, 2030 엑스포 맞춰 개통 추진
  4. 4부산진구 “동서고가 철거는 주민 염원” 궐기대회 등 예고
  5. 5감천항서 일가족 탄 차량 바다 빠져…부부 사망
  6. 6영호남 단체장 “폐연료세·차등 전기료 강력 요구”
  7. 7사상구, 부산 최초 구립 치매요양원 추진
  8. 850조 테라·루나 사기 권도형, 해외 검거...한미 검찰, 인터폴 추적
  9. 9대우조선해양서 야근 작업중이던 40대 노동자 23m 아래로 추락 사망
  10. 10음주운전 제명 구의원, 한달만에 복당신청 논란
  1. 1비로 미뤄진 ‘WBC 듀오’ 등판…박세웅은 2군서 첫 실전
  2. 2클린스만 24일 데뷔전 “전술보단 선수 장점 파악 초점”
  3. 31차전 웃은 ‘코리안 삼총사’…매치 플레이 16강행 청신호
  4. 4‘캡틴 손’ 대표팀 최장수 주장 영광
  5. 5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24일 울산서 첫 데뷔전
  6. 6롯데 투수 서준원, 검찰 수사…팀은 개막 앞두고 방출
  7. 7통 큰 투자한 롯데, 언제쯤 빛볼까
  8. 8기승전 오타니…일본 야구 세계 제패
  9. 9BNK 썸 ‘0%의 확률’에 도전장
  10. 10‘완전체’ 클린스만호, 콜롬비아전 담금질
우리은행
사진가 김홍희의 Korea Now
봄꽃보다 봄 잎…만끽하시라, 연초록 봄의 전령사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악성된 잇몸 치아상태…치료비 지원 절실
  • 다이아몬드브릿지 걷기대회
  • 제11회바다식목일
  • 코마린청소년토론대회
  • 제3회코마린 어린이그림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