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논란 일자 “추가 논의 필요”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이제는 고용보험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3주년을 기념한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자영업자의 원성이 높다. 고용보험 의무화는 곧 사업자의 부담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고용보험금은 기준보수(고용노동부 장관이 매년 고시)에 보험료율을 곱해서 산정하는데, 가령 기준보수가 208만 원이면 4만6800원이다. 4대 보험 중 고용보험은 산재보험을 합친다 해도 납부액이 그리 많지 않아 고용주에게 큰 부담이 되진 않지만, 고용보험에 가입하면 건강보험과 국민연금도 자동 가입되므로 부담금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다.

현행 고용보험의 경우 일정 규모 미만 사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임의 가입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자영업자가 보험료 부담을 이유로 가입하지 않고 있다. 또 주 16시간 이상 근로자에 대해서는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어, 고용주가 초단기로 일자리를 쪼개 사용하는 실정이다.

부산지역 한 자영업자는 “지금은 아르바이트를 쓰면서 최저임금보다는 많이 주는데, 고용보험을 비롯한 4대 보험이 의무화되면 비용을 조금이라도 절감하고자 최저임금 수준으로 더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주 부담 증가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사업주는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4대 보험까지 의무화되면 감축한 인력을 더 줄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자영업자 고용보험 적용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이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강 대변인은 “논란이 있는 자영업자 고용보험 적용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나 아직 충분한 사회적 대화가 없었기 때문에 시간표를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용보험 의무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에 대해 알바노조 측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힘든 건 장사가 안된 탓이지 인건비가 조금 오르는 문제 때문은 아닐 것”이라며 “금액 부담이 있다면 정부 지원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