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정 “확약 안 지키면 소송 검토”
- 시 “부지 사권 설정, 살 의무 없어”
- 삼정에 다시 인수권 부여도 검토
- 3자 인수땐 500억 채무승계 관건
- 어린이날 앞두고 시민 아쉬워해
- 동물 관리 인력 폐업 후에도 잔류
부산 유일 동물원 ‘삼정더파크’가 개장 6년 만에 폐업을 결정(국제신문 지난 20일 자 9면 보도)하면서 앞으로의 운영 여부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운영사인 삼정기업은 부산시와 맺은 매수청구협약대로 시가 동물원을 사들일 것을 요구하지만, 시는 공유재산으로 취득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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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부산진구 ‘삼정더파크’ 입구에 오는 24일까지만 운영한 뒤 폐업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이원준 프리랜서 |
부산시는 동물원 운영사인 삼정기업과 부산은행, KB부동산신탁 등 관련 기관의 동의를 얻어 애초 2017년에서 3년 연장된 매수 기한을 오는 24일 자로 종료한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2012년 삼정기업과 동물원 준공 이후 3년 안에 운영사 등이 동물원 매각 의사를 표시할 경우 최대 500억 원 안에서 동물원 소유권을 사들인다는 내용의 매수청구 협약을 체결했다. 시행사인 ‘더파크’가 2015년 7월 폐업하면서 자금 관리를 맡은 KB부동산신탁이 시에 동물원 매입을 청구했지만, 시는 매입자금 500억 원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매입을 거부했다. 이후 시는 2017년 삼정기업과 올해 4월 24일까지 동물원 연장 운영에 합의했다.
매수 기한이 종료되면서 부산시는 앞으로 삼정에 다시 운영권을 주거나 제3자에게 매각, 또는 시가 매수해 운영하는 방안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시는 동물원 매입에 난색을 표한다. 시 박길성 공원운영과장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8조에 따라 동물원을 매수할 때는 해당 재산에 설정된 사권(私權·사법 관계에서 인정되는 개인 권리)이 없어야 하는데, 현재 매수 대상 부지는 사인과 공동소유로 돼 있어 시가 온전한 소유와 관리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시의 매입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삼정기업이 계속 운영하거나 제3자가 매입할 수 있도록 시가 중개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부산시에 동물원 인수의사를 밝힌 기업은 모두 3곳이다. 시 관계자는 “다른 기업이 동물원을 인수할 경우 채무 승계(500억 원) 여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정 측 입장은 다르다. 삼정기업 관계자는 “시가 사권이라고 주장하는 공유지분취득은 공유재산법 제8조에 해당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2012년 매수청구협약을 체결할 당시 작성한 시의 동물원 매입확약서에도 그 대상을 ‘더파크 지번’으로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면서 “시의 매입 확약이 이행되지 않으면 행정소송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정 측은 동물원 폐업 이후에도 직원이 잔류해 동물을 관리할 예정이다.
접점을 찾지 못하고 삼정 측이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장기간 동물원이 방치될 수 있다. 만약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매수 가격을 두고 삼정과 인수자 간 의견 차가 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동물원 경영 경험이 있는 기업이 인수해 제대로 동물원을 운영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는 만큼 제3자 인수 업체를 선정하는 일도 시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어린이날을 불과 보름 앞두고 폐업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주민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5살 자녀를 둔 이모(38·남구 대연동) 씨는 “부산의 유일한 동물원이었는데 갑작스레 폐업 소식을 접해 당황스럽다”면서 “앞으로 경남이나 경북 쪽으로 동물원 원정을 다녀야 할 것 같은데 동물원이 폐업을 결정할 때까지 적극 대응하지 않은 시가 야속하다”고 말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동물원은 부산시민의 자산”이라며 “동물원 불법 준공 승인, 특혜 시비 등 여러 불법행정 의혹을 받아왔는데 이런 문제부터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정더파크는 8만5334㎡ 부지에 코끼리 사자 호랑이 등 164종 1020마리가 있는 도심 숲속의 체험형 동물원이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