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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보행환경 개선 약속, 2년 후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장애인의 날 본지 기자 체험

  • 김민주 기자
  •  |   입력 : 2020-04-20 22:01:40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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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구 장애인복지관 인근 3㎞
- 박재호 의원 휠체어 체험 후
- “보도 기울기 등 조처” 공언 불구
- 곳곳 울퉁불퉁·균열 상태 여전
- 횡단보도 파란불 시간만 연장

제40회 장애인의 날인 20일 오후 1시 부산 남구 장애인복지관. 기자는 꼭 2년 만에 다시 이곳에서 수동 휠체어에 올랐다. 2018년 장애인의 날 기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이자 이 지역 국회의원인 박재호 의원과 휠체어를 타고 이 일대 약 3㎞ 구간을 2시간여 함께 돌았다. 이 ‘체험’을 마친 직후 박 의원은 보도의 기울기, 경사도 등 휠체어 통행에 문제가 되는 요소를 바로잡겠노라 공언(국제신문 2018년 4월 21일 자 5면 보도)했다. 2년 새 그 약속은 얼마나 지켜졌을까.

20일 부산 남구 장애인복지관 인근에서 국제신문 김민주 기자가 휠체어를 타고 보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허망할 정도로 나아진 것은 없었다. 휠체어에 기대앉아 바퀴를 밀자 자연스레 허리가 앞쪽으로 숙여졌다. 눈높이는 평소의 절반. 시야가 좁아지는 정도는 훨씬 심했다. 평소 인식 못 하는 보도블록의 작은 틈이나 자갈에도 휠체어는 크게 출렁여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복지관 입구에서 폭 5m 이면도로를 건너 평화공원으로 진입한 뒤 공원길을 따라 대연고 방면으로 향했다. 공원 진입로를 뒤덮은 가로세로 4㎝ 크기 사괴석 돌길이 2년 전 그대로 휠체어의 바퀴를 잡아챘다.

걸을 땐 가벼운 경사도 휠체어 위에서는 도전이었다. 대연천을 지나 부경대 정문으로 향하는 건널목을 지나던 중 휠체어가 차도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인도로 올라서는 10도가량의 얕은 경사를 우회하려다 생긴 일이다. 복지관 직원 도움으로 인도에 올라 한숨을 돌린 것도 잠시. 폭이 1m에 못 미치는 대학가 인도의 노면은 유동인구 숫자를 반영하듯 곳곳이 패고 균열이 일었다.

부경대 정문 건널목을 지나 부산창업카페를 오른쪽에 끼고 도시철도 대연역으로 향하는 인도. 폭 5m가량으로 일대에서 가장 넓고 올곧게 뻗은 길처럼 보이지만, 차도 쪽으로 미세하게 기울어진 채 포장된 노면 상태는 그대로였다. 기울어짐 탓에 전진하면 휠체어 바퀴는 끊임없이 차도 쪽으로 굴렀다. 오른쪽 바퀴를 천천히 밀어 전진하는 동안 가볍게 쥔 왼손바닥 사이로 휠체어의 왼쪽 바퀴를 흘려보내며 균형을 맞춰야 했다. 두꺼운 목장갑을 꼈는데도 왼손바닥이 쓰렸다. 복지관 반경 3㎞ 안 인도 실정이 이런데, 다른 곳은 오죽할까 싶었다.

남구 장애인복지관은 2018년부터 매년 정치·치안·행정 일선에 있는 이들이 휠체어 장애인의 고충에 공감할 수 있도록 명사 초청행사를 벌여왔다. 박 의원 이후 이강영 남구의회 의장, 남부경찰서 경찰 등이 이에 응했다. 개선은 지난해 남부서 경찰이 다녀간 뒤 대천교차로 횡단보도 2기의 청신호 시간이 각각 4초, 12초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유경성 복지관장은 “올 하반기에는 박재범 남구청장을 초청하려 한다. 장애인 차별 요소를 없애는 복지관의 ‘무장애 시티 만들기’ 사업에 지자체가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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