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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59> 승가와 스님 : 승과 중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4-16 19:25:17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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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에서 님을 빼면 선생이듯 스님에서도 님을 빼면 스일까? 결코 우스운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골치 아픈 복잡한 문제다. 님을 빼면 스가 아니라 승이라는데? 일리가 있다.

   
상가=僧伽=僧=衆=스님.
스님의 어원에 대해 딱 맞는 정설(正說)이나 하나의 정설(定設)이 없다. ①스승을 뜻하는 한자 사(師)의 발음이 스로 변하고 존칭 님이 붙어 스님이 되었다는 설 ②스승님이 스님이 되었다는 설 ③남자 스님과 여자 스님을 모두 일컫는 산스크리트어 스와미가 승니(僧尼)로 쓰이면서 승니가 스님이 되었다는 설 ④부처님 제자들의 수행공동체인 승(僧)에 존칭 님이 붙어 승님이 되고 승님의 발음이 변해 스님이 되었다는 설. 내 주관적 자율적 판단으로는 ④번이 가장 와닿는다. 승은 원래 승가였다. 가는 유가(儒家) 불가(佛家) 도가(道家)처럼 집 가(家)가 아니다.

더할 가(加) 앞에 사람 인(亻)을 붙여 승가(僧伽)라고 했다. 승가는 고대 인도어 상가(Sangha)를 한자로 음역(音譯)한 낱말이다. 부처님 제자들의 수행공동체를 뜻한다.

승가는 무리 지어 살기에 무리 중(衆)으로 의역(意譯)됐다. 우리말 중의 어원이다. 중이라는 수행공동체인 승가를 줄여 승이라 했다. 결국 승이었던 스는 한 수행자가 아니라 여러 수행자인 승단(僧團)이다. 그런데 수행 공동체 집단인 승에 존칭 님이 붙으며 혼란해졌다. 승님인 스님이 한 명의 수행자를 뜻하는 것처럼 되었다.

그렇다면 한 명의 수행자는 무어라 부를까? 나 하나 작은 승이니까 소승(小僧), 승가의 벗(侶)인 승려(僧侶), 남자 승려는 비구(比丘), 여자 승려는 비구니(比丘尼)…. 따지려니 어지럽다. 한 명의 스님, 여러 스님들이라는 호칭이 편하긴 하다. 설령 편하게 달라진 틀림이더라도.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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