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사 측 “PNA EEZ는 안 넘어”
- 해경, 조업 위법성 여부 조사 중
우리나라 원양어업 국적선이 서태평양 소국 마샬제도공화국으로부터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한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선사와 마샬제도가 인정한 EEZ 경계선의 기준이 달라 논란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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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인 오룡721호. |
부산해양경찰서는 참치잡이 어선 오룡721호(420t)의 선사인 사조산업이 마샬제도에서 지난달 12일 기소돼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마샬제도는 오룡호가 지난달 2~9일 사이 마샬제도의 EEZ를 5회 침범해 불법어업했다면서 사법처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오룡호의 선사인 사조산업과 마샬제도가 인정한 EEZ 선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사조사업은 태평양 8개국이 가입한 나우루협정당사국(PNA)의 규범을 EEZ 기준으로 보는 반면 마샬제도는 UN 공식 자료를 기준으로 삼는다. 해양수산부는 “PNA 기준으로 보면 오룡호가 마샬제도 EEZ를 침범하지 않았지만, UN 자료 기준으로는 침범했다”고 설명했다.
PNA는 세계 최대 규모의 참치포켓공해 조업을 관리하고, 회원국 간 어업관리 제도의 협력을 위해 설립됐다. 마샬제도를 비롯해 미크로네시아 키리바시 나우루 팔라우 등 8개 주요 참치자원 보유국이 가입했다. PNA는 회원국 간 협의를 통해 만든 ‘아이핌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EEZ 경계선 기준을 마련했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자국이 참여해 PNA가 정한 EEZ 선을 마샬제도 해양자원국이 인정하지 않아 당황스럽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사조산업은 기소 이후 오룡호의 임시 조업을 위해 마샬제도 수산청에 공탁금 30만 달러(한화 약 3억6000만 원)를 냈다. 그러나 원양산업발전법에 따라 EEZ를 침범한 선박은 해양수산부의 조사를 받아야 해 지난 14일 오룡호는 부산 감천항으로 돌아왔다.
해수부 관계자는 “마샬제도의 공식 EEZ 선은 마샬에서 주장하는 대로 UN에 등록된 기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공식적으로 어느 선이 효력이 있는지는 판단해야 한다”며 “마샬제도가 ‘오룡호의 EEZ 침범’을 공식 통보해 해경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했다. 부산해경은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맞는지 판단 중이다”라고 밝혔다.
마샬제도 현지에서 지난 11일 예정됐던 재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음 달로 연기됐다. 향후 재판에서 오룡호가 EEZ를 침범했다고 결론나면 마샬제도는 선사에 한화 기준 5억 이상 10억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이후 부산해경이 오룡호 조업의 위법성을 인정하면 해당 선박의 원양업 허가는 취소된다. 하지만 EEZ 경계선 기준이 달라 마샬제도와 국내 수사기관의 위법 여부 판단이 엇갈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혼란이 우려된다.
최지수 기자 z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