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감염 비상 상황으로 격상
- 중대본 “상황 맞춰 전략 강화 예정”
- 부산시 “소규모 감염 차단에 주력”
- ‘조기 종식’보다는 ‘완화 전략’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그동안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발생한 코로나19 상황이 전 세계적인 비상 상황으로 격상됐다. 사실상 ‘코로나19 장기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일단 소규모 집단감염을 막는 방식으로 현재 대응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홍콩 독감·스페인 독감 수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WHO가 팬데믹 판단을 내린 것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국내 확진자 75만 명, 국내 사망자 263명) 대유행 이후 11년 만이다. 1968년 ‘홍콩 독감’, 1918년 ‘스페인 독감’ 등이 팬데믹의 정의에 부합하는 감염병 유행 사례다.
우리나라 방역당국은 12일 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과 관련해 국내외 상황에 따라 대응 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지역사회 전파 차단과 외국으로부터의 추가유입 억제 조처를 병행하는 현행 대응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되 계속해서 국내외에서 변화된 상황이 생기면 그에 맞춰 대응 전략을 추가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발생동향에 따라 특별입국절차 확대 등을 적용할 수 있다”며 “WHO는 우리나라 전체를 국소적인 전파로 분류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 또 다른 유행을 발생시킬 수 있어 좀 더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지역사회 내 소규모 집단감염 차단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달 21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급속도로 늘다가 이달 들어 진정세를 보인다.
시 안병선 건강정책과장은 “코로나19는 잠복기가 길고, 감염경로를 특정하기가 어렵다. 최근 며칠 사이 늘어난 확진자는 2차 감염에 의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추정한다”며 “서울지역의 경우 확산세가 진정세를 보이다가 콜센터 집단감염으로 다시 폭증한다. 이런 소규모 집단감염 유형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우흥정 감염내과 교수도 “WHO가 팬데믹을 선언했다고 해도 국내 상황은 달라질 게 없다”며 “집단으로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막으면서 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공백·사회마비 막는 데 집중해야
의료계는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체계를 ‘전파력이 높다’는 특징과 ‘유행이 오래갈 수 있다’는 측면에 맞춰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신종플루 때처럼 장기전 체제에 돌입해 ‘조기 종식’보다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의료공백’이나 ‘사회마비’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게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일) 환자가 줄어드는 건 좋은 신호지만 그렇다고 (유행이) 끝나는 건 아니다”며 “코로나19는 전염력이 높은 질환으로 학계는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완화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화 전략은 질환의 전파속도를 늦춰 우리 사회가 입는 피해를 낮추는 게 목표”라며 “유행은 길어지겠지만, 전체 환자 수나 사망자 수를 줄이고, (유행이 지속하는 동안) 끝까지 버틸 수 있는 대응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