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7개구, 교인 확인 전화에
- “아니다” “탈퇴했다” 답변 다수
- 일부는 증상 묻자 “불쾌” 항의
- 구, 진실 알 수 없어 조사 한계
- 경찰, 32명 실체 못 밝히기도
- 독특한 포섭 방식·과정 영향
- 본인 모르게 가입 가능성도
- 신천지 측 “공식자료” 선 그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 명단을 부산시로부터 받은 16개 구·군이 일제히 확인 작업에 나선 가운데 신도가 아닌데도 명단에 오른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경찰의 소재 파악 과정에서 실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이 명단에 올라와 신천지로부터 받은 명단이 가짜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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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부산진구 관계자가 4일 오후 부산진경찰서 인근에 있는 신천지 관련 시설의 폐쇄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
■“나 신천지 아닌데?”
사하·수영·부산진구 등 부산 7개 구는 신천지 신도 명단 확인 과정에서 신도가 아니라고 응답한 사례가 있었다고 4일 밝혔다. 사하구 관계자는 “명단에 올라 있어 전화를 걸었는데 ‘신천지에서 탈퇴했다’고 답변하거나 ‘신천지에 가입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이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각 구는 받은 명단과 응답의 진위를 확신할 수 없어 이들을 확인 대상자에서 제외하지 않고 매일 전화해 코로나19 증상 발현 여부를 파악 중이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당사자는 아니라고 말하는데 거짓말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런 대답을 전적으로 믿기는 어려워 어쩔 수 없이 꾸준히 전화로 건강상태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신천지에 가입한 적이 없음에도 지자체가 명단에 올라 있다는 이유로 매일 확인 전화를 걸자 당사자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는다. 이 같은 사례는 부산뿐만 아니라 대구와 서울에서도 확인된다. 서울시 조사 결과 정부에서 받은 신천지 신도 9700명 중 200여 명이 신도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신천지가 처음부터 정부에 오류가 많은 명단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게다가 경찰이 부산시 각 구·군 의뢰로 신천지 신도 448명의 소재를 파악하던 중 32명이 실체가 모호하다는 결론을 내자 가짜 명단 의혹은 더욱 힘을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신도가 교회 가입 과정에서 가짜 신상 정보를 적어냈을 수도 있어 명단이 가짜라고 결론 짓기는 이르다. 하지만 가능성 자체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당사자가 신천지 전도 대상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포섭 과정’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초기엔 신천지 가입 과정인지 모르게 하는 독특한 포교 방식으로 당사자는 정작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교단 측이 교육생 명단에 포함, 제출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검경 강제수사 나서야”
16개 구·군과 경찰이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가짜 명단 의혹이 제기되지만, 부산시로서는 당장 취할 수 있는 조처가 없다. 시 관계자는 “신천지가 명단을 정부에 제출한 뒤에 시가 받았다. 이후 신천지 부산교단과 논의해 확인 작업을 했다”며 “가입 과정에서 신도로부터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고유 식별 정보를 받지 않아 자료가 100% 맞을 순 없어 조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검경이 강제수사에 나서 가짜 명단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경찰이 자체적으로 명단의 진위 확인에 나설 계획은 없다. 대구처럼 시가 의뢰를 한다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시는 신천지가 신도 명단을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달 28일 시의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으로 신천지 대구교회를 경찰에 고발했다. 대구경찰청이 같은 달 29일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했지만, 검찰은 보강 수사를 지시해 논란을 빚었다. 대구경찰청은 명단 누락의 고의성을 좀 더 조사해 압수수색 영장을 재신청했지만 검찰은 4일 또 기각했다. 전국적으로 가짜 명단 제공 의혹이 불거지나 신천지는 이를 계속해 부정한다. 신천지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 측과 신도 명단이 보관된 곳에 같이 들어갔다. 현장에서 제출한 자료가 공식 자료임을 확인했다. 허위 자료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