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개 병원, 폐쇄 등 이유 이송 거절
- 진료 못받아 다음날 결국 하늘로
- 만덕동 60대 여성 미열 등 증상
- 창원 경상대병원서 겨우 치료
- 119 “이송 거부 빈번… 애 먹어”
코로나19로 인해 일반 응급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에서 병원을 찾지 못해 집에 머물다가 숨지거나 경남 울산 등 원거리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의료공백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밤 10시30분께 동래구 온천동에 사는 60대 여성 A 씨가 고열로 119에 신고했다. A 씨는 평소 파킨슨병 등 지병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원이 A 씨의 집에 도착했지만 이송할 병원을 찾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A 씨가 치료받던 기존 병원을 포함해 7개의 병원 응급실에 연락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A 씨는 소방당국과 보호자 동의 하에 자가에 머물렀지만 결국 다음날 새벽 숨졌다. 소방 관계자는 “당시 A 씨가 고열 가래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선별진료소도 있고 격리가 가능한 병원을 찾았는데 마땅한 곳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사후 음성 판정을 받았다.
같은 날 오후 8시 북구 만덕동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B 씨도 의식 저하로 119에 신고했다. B 씨가 미열 증상을 보이자 결국 부산 내에서 갈 병원을 찾지 못했고, 한 시간 뒤 경남 창원경상대병원으로 겨우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A, B 씨 모두 평상시였다면 인근 응급실에서 치료받을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의심증상 탓에 마땅한 의료시설을 찾지 못해 숨지거나 원거리 병원까지 가야 한 것이다.
부산 내 병원이 일반 응급환자를 못 받는 이유는 다양하다. 코로나19 확진자나 의심환자가 다녀가 응급실이 일시 폐쇄된 게 주요한 이유다. 또한 응급환자 중 발열 기침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면 정부의 지침대로 선별진료소로 우선 안내해야 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A 씨의 이송을 거절했던 병원의 한 관계자는 “당일 코로나19로 의심되는 시신이 응급실로 들어와 병원 응급실이 일시 폐쇄된 상황이었다. A 씨 말고도 다른 환자도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소방당국은 최근 이런 사례가 부쩍 늘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어 애를 먹는다. 소방 관계자는 “응급실 진료를 봐주지 않는다고 해서 따지기도 어렵다. 치료도 못하는 병원에 환자를 데려다주면 결국 또 환자가 전원해야 하는 상황에 빠진다”며 “별다른 대책이 없어 원거리 병원이라도 알아보고 이송하는 것 말고 다른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