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이상 입원 60대 환자
- 보건당국 “사인 폐렴 증상”
- 사후 검사서 양성 판정 나와
- 병원 출입문 모두 잠그고
- 창문마다 블라인드 내려
- 병원·보건소 등 4곳과 연결
- 감염자 급증 우려에 초긴장
- 제주 1차 양성 군인·전북 환자
- 2명 모두 대구 다녀온 뒤 증상
20일 오후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온 경북 청도 대남병원 앞. 병원 내부에는 불이 환하게 켜졌지만, 모든 출입문이 잠겨 있었고 건물 내부를 살피지 못하도록 블라인드가 내려진 병실이 많았다. 출입문 앞에는 ‘병원 전 구역 소독을 위해 금일 진료는 휴진합니다. 이른 시일 안에 진료하도록 하겠습니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병실 침대에 누운 한 여성 환자는 창밖으로 사람이 보이자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는 간호사가 나타나자 바로 입을 다물었다. 4인실 병상에 누운 환자는 한쪽 팔로 두 눈을 가리거나 맥없이 텔레비전 뉴스만 시청했다. 한 환자는 마스크를 쓴 채 병실에서 홀로 누워 멍하니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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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코로나19 국내 첫 사망자가 나온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에서 관계자들이 출입문을 폐쇄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
질병관리본부가 진행하는 검사 결과에 따라 앞으로 확진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인근 주민의 불안감도 컸다. 병원 인근에 있는 약국에는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사려는 손님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질 뿐, 거리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오후 7시가 막 지난 시간인데도 상가의 불은 이미 꺼졌다. 약국을 운영하는 A 씨는 “청도군 자체가 규모가 작은 지역인데 코로나19 로 인한 첫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극도로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한 것 같다”고 걱정했다.
■국내 첫 사망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은 경북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확진자 1명(63·한국인)이 사망했다며, 현재 구체적인 사망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확진자는 20년 넘게 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지난 19일 새벽 폐렴 증세로 사망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숙주가 사망하면 같이 사멸한다. 이 때문에 사망자의 경우에는 검체의 유전자에 남아있는 바이러스의 흔적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한다. 보건당국은 ‘슈퍼 전파자’로 꼽히는 31번 환자와 첫 사망자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31번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이달 초 청도를 방문했고, 이 지역에 소재한 대남병원에서는 사망자를 포함해 15명의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진행하는 검사 결과에 따라 앞으로 확진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보건당국은 숨진 환자뿐 아니라 대남병원 환자와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역학조사와 시설 방역을 벌인다. 대남병원 직원 수는 109명, 입원 환자 수는 147명이다. 50개 병실에 235병상을 갖춘 이 병원은 1988년 허가를 받아 일반병동과 정신병동을 운영 중이다. 대남병원 옆에는 청도군 보건소와 군립청도노인요양병원, 에덴원(요양원)이 통로가 연결된 채 붙어 있어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개 시설은 직원이 298명, 입원환자가 302명이나 돼 확산 우려에 초긴장 상태다. 이 때문에 보건소와 노인전문병원은 폐쇄됐고, 직원과 환자 600명은 격리돼 있다. 장례식장에는 사망자 유족도 갇힌 상태다.
■대구·경북 난리
코로나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청도에서 발생하고, 대구·경북지역에서 확진자 수가 이틀 새 급증하자 대구·경북 일대는 패닉 상태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는 20일 하루에 51명 확진자가 추가됐다. 대구시교육청은 지역 내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을 일주일 연기했다. 신규 확진자 중에는 미술학원 교사 1명, 어린이집 교사 1명이 포함됐다. 확진자가 근무한 대구 수성구 만촌동 아트필 미술학원과 동구 하나린 어린이집은 폐쇄 조처됐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달서사업소 소속 공무원 1명도 확진자로 판명돼 시설 출입통제 조치가 내렸다.
한편 이날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추가확진자는 모두 54명이며, 대구·경북에서만 5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에서 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전북에서도 확진자 1명이 나왔다. 제주에서는 현역 군인이 1차 양성 반응을 받았다. 전북에서 나온 확진자와 제주에서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군인은 최근 대구를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도=김미희 김준용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