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은 돼야 가까운 항구 입항
- 국내 소환까지 1주 이상 걸릴 듯
- 선박 내 CCTV 없어 진술 의존
- 말 맞추기·부정확성 등 우려도
- 선사 측 “해경 요청 적극 협조”
한국해양대생이 해외 승선 실습 중 숨지는 사고(국제신문 지난 11일 자 10면 보도 등)에 대한 해경 수사가 본격화됐지만 해당 선박의 선장·선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항해 일정상 지체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가 늦어지면서 참고인 간 말 맞추기나 부정확한 증언이 이뤄질 수 있어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부산 해양경찰서는 지난 9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사이에 있는 말라카해협에서 승선 실습을 하던 중 목숨을 잃은 정모(21) 씨의 시신을 17일 부검했다고 밝혔다. 부검 결과는 이르면 보름, 늦으면 한 달 뒤 나온다.
부산해경은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정 씨가 탑승했던 국내 선사의 반잠수형 굴착선(1만7850t) A호 선장을 비롯, 선원 전원을 대상으로 국내 소환조사를 계획 중이다. 정 씨가 A호 승선 5일 만에 숨지고 구토 고열 등 최초 발병 증세를 보인 지 16시간 만에 병원에 도착해 유족이 과로, 응급조치 미흡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선 만큼 선사와 승선원의 과실이 없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 선사 측 과실이 드러나면 선원법 형법 근로기준법 등에 따른 후속 조처가 이뤄진다.
하지만 승선원 모두 항해 중이고, 대체 인력이 확보되는 오는 25일은 돼야 현재 선박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카타르로 입항한다. 이에 국내 소환까지는 적어도 일주일 이상이 걸릴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신속한 조사를 위한 강제 수사도 어렵다. 강력 사건이 아니고, 부검 결과 공개 전에는 특별한 혐의점을 확인하기도 어려워 승선원 모두 참고인 신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A호에는 사고 전후 상황을 담은 CCTV가 없어 참고인 진술에 의존해야 한다. 실제 대면 조사가 성사되기 전까지 시일이 걸려 그사이 참고인이 유리한 방향으로 말 맞추기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선사 측은 이러한 우려를 일축했다. 선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발생한 사건이어서 늦게 들어오는 것 뿐이다. 운항 일정상 바로 국내로 들어오기란 힘들다”며 “사건 발생 초기부터 해경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입국 일정도 최대한 빨리 당겨 우려하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해경은 소환 조사 전 이메일과 팩스를 이용해 확보한 승선원 진술을 토대로 기본 조사부터 벌인다는 방침이다. 선사와 승선원 과실을 확인하고자 사고 당시 국내 의료센터와 통화한 녹취록을 선사에 요청, 초동 조처가 부족했는지를 확인한다. 한국해양대 관계자도 불러 교육부와 해양수산부가 마련한 승선 실습 운영 협약서 등을 준수했는지 살펴본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임의 수사가 원칙인 만큼 혐의가 없으면 강제·압수 수사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대신 대질 심문, 거짓말 탐지기 등을 통해 진술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 중이고 해외에서 현장을 확인해야 할 상황이라 판단되면 현지에 출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