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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졸업 에세이-1985년생 김지훈·김지혜 <2-2> 용두산 엘레지- ‘극과 극’의 비밀

타지 출신 학생 졸업만 하면 짐 싸 … 대학가, 탈부산 진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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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 원룸촌 있는 장전1동
- 청년 인구 37.9% 달하지만
- 85년생 비율은 부산 꼴찌
- 대학 밀집한 대연3동도
- 85년생 탈부산 압도적

- ‘청년이 유입되지만
- 머물지는 않는 지역’ 입증
- “좋은 일자리 수도권에 있고
- 나머지는 경남에 있어
- 자리잡기 힘든 현실”

- 부산서 대학 나와
- 부산서 쌓은 사회적 자본
- 다 포기하고 부산 떠나

‘봄의 시작’ 입춘을 맞은 지난 4일 부산 남구 대연3동. 마른빨래를 한가득 안은 청년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발길이 향한 곳은 근처 다세대주택. 부경대 후문에서 3분 거리에 있는 셀프 빨래방에 들러 빨래를 돌린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사방이 원룸으로 빼곡한 이곳에서 경성대·동명대·부경대 학생들은 청년기를 보낸다. 대부분 타지에 본가를 뒀으며, 대학 진학을 계기로 부산과 인연을 맺는다. 갓 청춘을 맞이한 이들은 짧게는 4년, 길게는 8년 이상 여기서 밥을 먹고 빨래를 하며 잠을 잔다. 낯선 이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전에 없던 경험을 하며 ‘부산 사람’이 된다.
   
부산 남구 대연3동 한 셀프 빨래방 주위로 경성대 동명대 부경대 학생이 주로 생활하는 원룸 등 다세대주택이 몰려 있다. 대연3동은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청년이 부산 밖으로 빠져나간 동네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 사람’ 아닌 ‘부산 사람’

부경대 졸업생 조민승(가명·27) 씨도 그렇게 부산 사람이 됐다. 이날 길에서 만난 그는 경남 함안군에서 태어났다. 2011년 유학 와 하숙생으로 부산 생활을 시작했다. 대연3동에서만 원룸을 옮겨가며 10년 가까이 살았다. 대학생 때는 연극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그곳에서 선후배, 친구들과 어울리며 무대에 섰다. 동아리 활동 중 만난 사람들과 연이 닿아 대학을 졸업한 뒤부터는 부산 한 극단에서 배우로 활동한다. 대학 시절 경험이 그를 부산 사람으로 만드는 데 전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연3동은 그에게 부산에서의 ‘사회적 자본’을 쌓은 공간이었다.

그러나 조 씨처럼 타지에서 부산으로 와 계속 지역에 남은 사례는 드물다. 그의 타지 친구들이 그랬다. “대학교 1학년 때 하숙하던 집에서 친하게 지낸 친구 2명이 있었다. 한 명은 경남, 다른 한 명은 대구에서 왔다. 대구 친구는 경북의 한 공기업에 입사해 부산을 떠났고, 경남 친구는 경남 김해에서 생산직으로 취직했다”고 한다. 대연3동을 비롯한 부산 대학가는 외지 청년을 부산 사람으로 만드는 곳이 아니라, 현실에 떠밀려 탈부산을 선택한 이들이 집결한 동네다. 한마디로 ‘탈부산 진원지’인 셈이다.

최근 청년(만 18~34세)을 졸업한 1985년생 김지훈·김지혜 씨도 이런 과정을 밟았다. 조 씨의 모교가 있는 대연3동은 김지훈·김지혜 씨가 대학생이 된 2004년 전체 인구 대비 청년 비율이 31.9%(2만7801명 중 8873명)에 달했다. 226개 읍·면·동(2004년 기준) 가운데 상위 10위다. 부산지역 15개 4년제 대학 중 3개가 이곳 인근에 자리했다. 그 덕에 대연3동과 대연1동은 이곳 학생들의 주요 거주지가 됐다. 대연1동은 2004년 인구 대비 청년의 비율이 전체 읍·면·동 중 4위(33.7%·1만4802명 중 4992명)다. 또 통계청 인구총조사 읍·면·동별 자료 중 최신 데이터인 2015년 기준 부산에서 원룸 등 다세대주택이 가장 많은 곳(3645개)이기도 하다.

2017년 3월 비수도권 최초이자 전국에서 가장 큰 연합기숙사 ‘부산행복연합기숙사(768개 방, 1528명 수용)’도 부경대 대연캠퍼스(대연3동)에 세워졌다. 주택도시기금 등 공공기금 416억여 원을 들여 지은 이곳은 교육부 산하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운영한다. 기숙사비는 월 16만~21만 원이다. 대연3동 인근 원룸이 올해 2월 현재 기준 월세 25만~35만 원가량을 받으니, 저렴한 편이다. 지역 인재 유치를 바라며 국가는 막대한 돈을 투자해 이런 기숙사를 지었다.

기대와 달리 대연3동은 부산 청년 인구 출혈이 가장 심한 곳이다. 부산지역 1985년생의 탈부산이 본격화된 2009년(만 24세·국제신문 지난 1일 자 3면 등 보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대연3동을 벗어나 부산 바깥으로 ‘탈출’한 김지훈·김지혜 씨는 모두 672명이다. 탈부산 인원으로 따지면 부산 206개 읍·면·동 중 단연 1위다. 2009년에만 111명이 빠져나갔다. 이때부터 2012년까지 4년 연달아 탈부산 1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원인은 수도권과의 불균형”

대연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 대학가 전부가 1985년생 탈부산의 진원지 노릇을 한다. 서울지역 대학으로 진학한 김지훈·김지혜 씨 대부분이 서울에 자리를 잡은(국제신문 지난 20일 자 9면 보도) 반면, 부산에서 대학을 다닌 다른 지역 출신 1985년생은 부산을 사회생활의 근거지로 삼지 않는다.

거점국립대인 부산대도 상황은 같다. 1985년생이 대학에 입학한 2004년, 금정구 장전1동은 청년이 차지하는 인구가 전체의 33.9%에 이르렀다. 1985년생의 마지막 청년기인 2019년에는 37.9%로, 그 비율이 부산에서 가장 높았다. 1996~2019년 24년간 청년 인구 비율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30%를 넘은 부산 유일의 동네다. 원룸을 비롯해 부산대 학생들의 주거지가 밀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년의 나이별 현황을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1985년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나이가 들수록 뚝 떨어진다. 2019년 10월 기준 청년 인구 대비 1985년생 비율은 장전1동이 부산에서 꼴찌다(2.46%). ‘극과 극’의 양상을 보인다. 장전1동에서 타 시·도로 떠난 1985년생은 2009~2018년 10년간 모두 433명으로 부산 전체 읍·면·동 중 10위다. 이 기간을 김지훈·김지혜 씨의 탈부산이 집중된 2009~2013년으로 좁히면, 5년간 312명이 부산을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된다. 전체 3위다.

해당 5년간 1985년생이 가장 많이 탈부산한 동네는 대연3동(467명)이다. 그다음은 해운대구 우1동(351명)이다. 2009년 우1동의 1985년생은 521명으로, 같은 해 장전1동(308명)보다 69.1%나 많아 단순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다. 즉 장전1동은 청년기가 끝날 무렵이면 모두 빠져나가는, 청년이 머물지 않는 동네라는 결론이 나온다.

부산지역 모든 대학가의 사정이 같다. 2004년 청년 비율 1·2·3위는 모두 대학 인근 동네다. 당시 부산지역 전체 읍·면·동 가운데 동의대 근처인 가야1동(34.5%)과 가야3동(33.8%)이 각 1·3위, 장전1동이 2위다. 대연1·3동이 4·11위, 한국해양대가 있는 동삼2동(31.4%)이 16위다. 모두 인구에 비해 청년이 많은 동네다. 그러나 김지훈·김지혜 씨의 본격적인 탈부산이 시작된 2009년, 부산 바깥으로 나간 1985년생은 장전1동이 69명, 동아대가 있는 하단2동이 68명, 가야1동이 63명으로 집계된다. 각각 2·3·4위로 나란히 최상위권이다.

1985년생의 탈부산이 정점을 찍은 2009~2013년 5년간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훨씬 심각해진다. 이 기간 대연3동을 떠나 다른 시·도로 간 김지훈·김지혜 씨는 모두 467명으로 부산에서 가장 많다. 장전1동(3위·312명) 하단2동(4위·296명) 대연1동(5위·281명) 가야1동(7위·268명) 동삼1동(8위·265명) 등 대학가 인근 동네 대다수가 10위권에 든다. 기간을 10년(2009~2018년)으로 넓혀도 하단2동(471명) 장전1동(433명) 동삼1동(425명) 대연1동(414명) 가야1동(380명) 모두 1985년생 탈부산 순위 20위 내에 속한다. 부산은 지역 대학가 원룸에서 청년기를 맞이해 수년간 부산 사람으로 산 이들조차 붙잡지 못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부산에서 대학을 나온 타지 청년 다수가 지역에서 쌓은 사회적 자본을 포기한 채 탈부산을 감행한다. 부산연구원 김경수 선임연구위원은 “현재로선 타지 출신 부산지역 대학 졸업생을 붙잡을 묘안이 없다. 좋은 일자리가 대부분 수도권에 몰렸고, 나머지 일부를 경남이 가진 현실 탓이다”며 “지역 청년이나 기업에 몇 가지 혜택을 주는 수준을 넘어, 수도권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파격적 정책까지 고려해야 한다. 지역에 따른 법인세 차등 과세 같은 강력한 수단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권혁범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2009~2018년 부산 1985년생 타 시·도 전출 현황(단위 명)

읍·면·동 

 2009년(24세)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33세) 

 계

대연3동 

 111 

 107 

 98 

 89 

 62 

 58 

 44 

 44 

 28 

 31 

 672

정관읍 

 14 

 17 

 30 

 29 

 53 

 81 

 83 

 92 

 92 

 73 

 564

우1동 

 48 

 79 

 85 

 68 

 71 

 53 

 65 

 27 

 26 

 21 

 543

금곡동 

 57 

 62 

 53 

 56 

 47 

 57 

 55 

 43 

 53 

 39 

 522

기장읍 

 43 

 43 

 56 

 61 

 54 

 51 

 58 

 46 

 54 

 36 

 502

하단2동 

 68 

 55 

 67 

 57 

 49 

 43 

 51 

 31 

 28 

 22 

 471

온천3동 

 42 

 50 

 58 

 46 

 57 

 58 

 47 

 44 

 37 

 25 

 464

좌2동 

 42 

 38 

 45 

 54 

 42 

 54 

 46 

 51 

 31 

 42 

 445

장전1동 

 69 

 69 

 71 

 52 

 51 

 29 

 27 

 25 

 22 

 18 

 433

화명1동 

 26 

 34 

 43 

 38 

 55 

 60 

 49 

 44 

 51 

 31 

 431

동삼1동 

 46 

 59 

 62 

 52 

 46 

 46 

 34 

 30 

 32 

 18 

 425

남산동 

 50 

 57 

 47 

 59 

 38 

 38 

 41 

 40 

 27 

 26 

 423

구서2동 

 51 

 53 

 42 

 45 

 48 

 41 

 52 

 40 

 31 

 14 

 417

대연1동 

 51 

 51 

 68 

 60 

 51 

 28 

 28 

 30 

 26 

 21 

 414

용호1동 

 40 

 62 

 55 

 45 

 38 

 46 

 45 

 32 

 29 

 17 

 409

광안1동 

 25 

 56 

 39 

 51 

 48 

 38 

 41 

 40 

 36 

 34 

 408

다대1동 

 46 

 49 

 39 

 43 

 41 

 47 

 42 

 33 

 29 

 23 

 392

재송2동 

 38 

 43 

 52 

 52 

 28 

 39 

 37 

 35 

 37 

 24 

 385

가야1동 

 63 

 53 

 54 

 60 

 38 

 26 

 21 

 20 

 25 

 20 

 380

녹산동 

 18 

 12 

 20 

 40 

 33 

 21 

 31 

 61 

 61 

 83 

 380

※자료 : 통계청 마이크로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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