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질본 입국 2주간만 이력 공개
- 이후 환자 의료기관 방문할 시
- 우한 다녀온 사실 알 수 없어
- 자진신고 않으면 전파 위험성↑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의 최대 잠복기로 알려진 14일이 지난 뒤 발병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하면서 잠복기를 늘려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하지만 국내 보건당국은 여전히 전산시스템인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Drug Utilization Review)를 통해 감염병 잠복기간인 14일 동안만 해외여행력 정보만 제공한다.
중국 안후이성 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허페이시에 거주하는 리모(34) 씨가 우한시에서 돌아온 지 23일 만에 발병했다고 2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로 알려진 14일이 훨씬 지난 뒤 발병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다만 허페이로 돌아온 뒤 전염됐을 가능성도 있어 단정하긴 어렵다.
잠복기가 훨씬 지나 발병하는 의심 사례가 나왔지만 국내 관리 기준은 여전히 최대 잠복기인 14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의 입국자 명단을 활용해 지난달 10일부터 감염증 발생지역 입국자 및 확진자의 접촉자일 경우 14일간 DUR 팝업창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전체 요양기관에 제공한다. 우한 등 중국 방문 이력이 있는 사람은 국내 어느 병·의원을 가든지 팝업창에 감염지역 방문 환자라는 사실이 뜨고, 환자 접수와 진료 단계에서 체크된다. 심평원은 전국 병·의원에 DUR 시스템으로 실시간 제공되는 ‘감염병 관련 국가 해외 여행력 정보제공 전용 프로그램(ITS)’을 설치해 감염병 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ITS는 감염병에 신속하게 초기 대응하고 오염지역 방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병원을 찾는 환자의 감염병 잠복 기간 중 해외 여행력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하지만 입국 14일 이후 의료기관을 방문할 땐 DUR에 환자의 해외정보 이력이 공개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잠복기가 지나서 발병한 환자가 병·의원을 찾을 땐 DUR에 뜨지 않으므로, 중국 방문 여부를 자진신고하지 않으면 지역사회 전파 위험이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의료진은 잠복기가 지나 발병할 수 있는 만에 하나의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보석 내과 전문의(전 부산시의사회 공보이사)는 “지금까지 현황을 보면 주로 잠복 후기 발생자가 많다. 확진자가 감염자와 접촉이 늦었을 수도 있지만 잠복기 후반 발병, 또는 신종 코로나가 다른 바이러스보다 잠복기가 길다고 가정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입국한 뒤 2주까지만 해외여행력 정보가 제공되는 현행 시스템은 무력화된다”며 “여러 가능성을 따져 해외여행력 제공 기간을 최소 3주 이상으로 늘려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질본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DUR과 ITS 사용은 권장사항”이라며 “DUR과 ITS는 감염병 전파를 방지하고 조기 인지를 위해 사용하고 있으므로 이력 제공기간 연장은 질본이 말씀드릴 내용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