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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산재 막자” 첫 합동점검…안전 위협요인 여전해

‘항만 김용균법’ 내달 발의

  •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
  •  |   입력 : 2020-01-16 22:06:19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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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개 부두운영사·9개 컨 부두 현장
- 항만 기관 관계자 12명 총출동
- 30일까지 신항부두 등 대상 시행

- ‘트레일러 치임 사고’ 운영사
- 신호등 설치·안전요원 배치 확인
- 보안게이트 출입 정보 미공유
- 안전관리자 인원 수도 태부족

- 75개항 ‘안전 점검표’로 사전점검
- “협력사에 안전 지적해도 안 먹혀”
- 부두운영사, 과태료 직접부과 등
- 제도적 개선 요구·고충 토로도

16일 ‘김용균법’(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지만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안타깝게 스러지는 사고는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항만은 항상 산재 위험이 도사리는 위험한 노동 현장이다. 지난달에만 항만 노동자 두 명이 부산항에서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 중 한 명은 갓 사회에 나온 20대 청년, ‘항만 김용균’이었다. 항만 노동자의 안전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부산해양수산청 등 항만 관련 기관이 부산지역 전체 컨테이너 부두를 대상으로 합동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관계 기관이 작업장 안전을 위해 8개 부두운영사, 9개 컨테이너 부두를 동시에 합동으로 전수점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철저한 사전 안전점검으로 항만 산재사고를 제로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부산해양수산청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항만공사(BPA) 부산항만연수원 부산항운노조 등 항만 관련 기관 관계자로 구성된 부두 합동 안전점검단이 16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 트랙터(YT)를 살펴보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야드 트랙터 계단에 손잡이 없어

16일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부산해수청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부산항만공사(BPA) 부산항만연수원 부산항운노조 등 항만 관련 기관 관계자 1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부두 입구에 정차된 야적장 트랙터(YT) 문제를 제일 먼저 지적했다. 운전석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안전손잡이가 없었다. 부산항만연수원 관계자는 “이전에 계단에서 미끄러져 뒤에서 따라오던 YT 바퀴에 깔려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컨테이너 세척장에서 노동자들이 정체 모를 연기를 마시며 근무하는 것을 보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측은 문제가 없는지 물었고, 현장 관계자는 “컨테이너 내부를 물로 세척하면서 나오는 수증기”라고 설명했다.

이 부두는 지난달 1일 항만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감만부두의 운영사가 관리하는 곳이다. 당시 근무를 마친 근로자가 휴게용 컨테이너로 이동하는 도중 트레일러에 치여 숨졌다. 운영사는 사고 이후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운영사 관계자는 “크레인 사이에 트레일러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신호등을 설치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차 사고를 막기 위해 바닥에는 야간 조명 장치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부산항에는 신항에 5곳(운영사 5곳), 북항에 4곳(운영사 3곳) 등 모두 9개의 컨테이너 부두가 있다. 부산해수청은 지난 9일부터 시작해 이날까지 신항 4개, 북항 4개 부두의 점검을 마쳤다. 오는 30일 나머지 신항 부두에서 안전점검을 진행한다.

■점검 지적 받아들여지려면

현장점검에 앞서 부산해수청은 이 부두운영사에 자율안전 점검표를 보냈다. 이 업체가 직접 보안게이트 통제 여부, 작업 전 근로자의 건강 상태, 작업 중 휴대전화 사용 여부, 개인보호장구 착용 여부, 휴식 시간 배분, 매달린 물체 밑 노동자 출입 여부 등 75개 사항을 사전점검했다. 관계 기관들은 이날 자율안전 점검표를 보고 문제점을 우선 지적했다. 컨테이너 부두 보안게이트 출입정보가 부두 운영사에 실시간 공유되지 않고 안전관리자 숫자가 부족한 점 등이 지적됐다.

부두 내 일부 지역에는 작업에 사용하는 가스통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자칫하면 터질 수 있어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인데도 무방비로 방치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부두운영사는 나름의 고충을 토로했다. 컨테이너 부두는 특성상 부두운영사 소속이 아닌 협력사 직원이 많다. 특히 컨테이너 세척장은 이 부두를 이용하는 선사와 계약을 맺은 업체가 운영 중이다. 부두운영사는 부지를 제공할 뿐이다. 부두운영사 관계자는 “안전시설을 점검하다가 미비한 점이 보여 지적하면 선사와 이야기하라며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선사에 이야기해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며 “미국은 선사와 계약한 부두 내 협력사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을 때 부두운영사가 직접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방향으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점검에 참여한 항만공사 관계자는 조명타워 사다리 등받이 설치 등 항만공사 차원에서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보수해야 하는 부분을 체크했다.

부산해수청과 항만공사, 8개 컨테이너 부두 운영사는 매달 정기적으로 안전관리 실무자들이 만나는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지난 15일에는 운영사 사장단이 만나 회사별로 올해 안전 관련 예산을 늘리기로 했다. 부산해수청 관계자는 “이번 점검에서 부두마다 공통으로 지적된 내용은 공유할 계획이다. 이번처럼 합동 안전점검을 수시로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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