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용 피해자 고 김규철 씨 유족도
- 밀린 탄광 노역 임금 요구 담은
- ‘임금 지불 요청 증명서’ 등 전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일제가 자행한 강제동원과 한인 원폭 피해자 차별 등의 만행을 기록한 영화 필름, 문서가 잇따라 기증됐다. 기증된 자료는 일제의 강제동원과 한인 원폭 피해자 차별 등을 알리는 소중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부산 남구에 있는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일본 오카 마사하루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이 ‘조선 피폭자의 기록’이란 제목의 8㎜ 영화 필름 원본을 기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영화 필름은 재일 한인 원자폭탄 피해자의 차별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당시 일제는 원자폭탄 피해를 본 일본인을 적극적으로 구제했지만, 한인에게는 차별적인 행태를 보였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고 서정우 씨가 하시마섬(군함도)에 강제동원돼 노역했다고 증언하는 영상이 포함됐다. 고인은 1980년대 일본 사회에 군함도의 강제징용과 나가사키 원자폭탄 피해를 최초로 증언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평화자료관은 “역사관이 영화 필름을 보관하고 복원하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 역사관은 기증 전에 원본을 미리 받아 지난달 디지털 복원 작업을 완료했다. 평화자료관은 일본 나가사키에서 재일 한인의 인권을 지키는 모임 등을 주도해온 오카 마사하루 목사를 기념하고 관련 자료를 전시하기 위해 1995년 시민에 의해 설립했다. 평화자료관은 지난해 역사관과 공동연구·정보교환 등의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된 고 김규철 씨의 유족도 고인의 ‘의류송부 증명원’ ‘임금지불요청 증명서’를 역사관에 기증했다. 1945년 1월 18일 발행된 의류송부 증명원은 고인이 러시아 사할린 고르노사워드스크 소재 탄광으로 강제동원된 뒤 가족에게 작업복 셔츠 등 필요한 의류를 보내 달라고 요청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같은 해 3월 12일 발행된 임금지불요청 증명서(사진)에는 고인이 1944년 11월 11일부터 받지 못한 탄광 노역 임금을 일본 당국에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인의 아들 수웅 씨는 “부친의 소중한 유품으로 여기며 간직해오다가 최근 역사관이 생긴 것을 알았다. 역사관이 잘 보관해 일제의 만행을 알리는 데 쓰이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철규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장은 “일제의 만행을 보여주는 기증이 이어지고 있다. 소중한 기증품을 잘 보관하고 알려 올바른 역사의식을 세우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