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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신항 사고 ‘김용균’ 판박이

안전불감증에 컨 끼임 사망, 교육생 혼자 하역차량 운행

안전관리원도 현장에 없어…사고땐 원청社 책임 비켜나

노동청, 부분작업중지 명령…경찰과 안전관리 여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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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 신항에서 또 ‘김용균’이 숨졌다. 일요일 오전 컨테이너에 끼여 세상을 떠난 20대 검수원(국제신문 16일 자 10면 보도)은 하청업체 노동자였다. 가해자 역시 하청사 소속이다. 두 청년의 곁을 지켜야 했던 안전관리원은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우리 곁을 떠난 ‘김용균’과 ‘죽음의 외주’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5일 검수원 사망사고가 발생한 부산항 신항 5부두에서 구급대원과 경찰 등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고용노동청은 지난 15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항 신항 내 민자부두인 5부두(BNCT 부두)에서 컨테이너 검수원 A(24) 씨가 숨지자 16일 부분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조사에 나섰다. BNCT 부두 측과 A 씨 동료의 말을 종합하면 A 씨가 컨테이너 2개 사이에서 컨테이너 실(화물을 채우고 밀봉할 때 찍는 금속제 봉인) 상태를 확인하던 중 갑자기 하역차량인 SC(스트래들 캐리어)가 컨테이너 쪽으로 다가왔다. SC가 컨테이너를 건드리면서 A 씨는 밀린 컨테이너 사이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당시 SC엔 하청업체 교육생 신분인 기사(31)가 감독자 없이 혼자 타고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경찰은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일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이다. A 씨 동료들은 “원래 검수원이 컨테이너 사이에서 작업할 때는 SC가 접근하면 안 되는데 신호를 정확하게 주지 못한 것도 사고 원인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엔 안전관리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안전보건법상 부두 사업자는 최소 한 명의 안전관리원을 배치해야 한다. 경찰은 “SC 기사가 2인 1조로 근무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주말에는 하청업체 직원만 근무했는지도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신항 전체에 적용되는 컨테이너 작업에 관한 표준 안전매뉴얼이 없고, 부두별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자율적으로 안전 조처를 하도록 돼 있어 통합 안전 관리가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안전 관리 등 운영 전반은 각 부두와 부두를 이용하는 선사 소관이라 부산항만공사가 관여하기 어렵다. 국적 선사나 부두는 그나마 협조가 잘 되지만 외국 선사나 부두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는지 확인하기 힘들다”며 “이번 사고 피해자도 외국선사와 계약한 하청업체 직원”이라고 말했다.

‘외주화’로 인한 죽음이지만 원청업체인 선사는 산업재해 발생 때 책임에서 비켜난다. 선사가 하역업체 및 검수업체에 각각 하청을 주는 구조인데, 작업자에게 사고가 나면 그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자(하역업체나 검수업체)가 책임을 진다. 검수업체 소속인 A 씨가 당한 사고의 경우도 가해사(하역업체)가 보상을 하지 선사나 부두가 책임지지 않는다. 따라서 안전은 하청업체 및 이에 소속된 작업자 개인의 몫이다. 한국검수검정협회는 “연간 두 차례 안전교육을 하고 자체적으로도 안전을 수시로 강조하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승륜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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