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정시비율 확대 방침에 반기
- 대학 “지역 간 불균형 심화 우려”
- 교사들도 “수시 가장 적합” 의견
정부가 대입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수시)을 줄이는 대신 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정시) 비율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교육계 반발이 확산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협의회)는 4일 오후 경북 안동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자체적으로 마련한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 개선안은 협의회가 꾸린 대입제도개선연구단(연구단)이 고교 교사 8091명(전체 6%)을 설문조사하고 문헌을 연구해 도출했다. 연구단은 대입 전형 구조 개편 방안을 모색하려고 지난해 9월 출범했다.
연구단은 ‘2025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방안’에서 정시 확대를 지양하고, 모든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반영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나아가 2028학년도부터는 수능의 성격과 목적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수능의 위상은 공정·객관성이 큰 대입 전형자료인데 앞으로는 고교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이 학력 수준을 성취했는지 알아보는 도구로, 참고자료 역할만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달 23일 협의회가 정시 확대 방침에 우려를 표하며 ‘수능 위주 정시 전형은 학교 교육과정의 파행을 부추기고 문제 풀이 중심의 수업을 낳았다’고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날 연구단은 수능은 7월과 12월 두 차례 치르고 평가는 5단계 절대평가로 하자고 제안했다. 대입 전형에는 해당 연도 7월 수능 결과만 반영하고, 재학생은 과목당 1회 응시, 졸업생은 무제한 응시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이다. 연구단은 또 대입 정책 거버넌스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면서 정부 주도 입시제도 개편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내년 2월 교육부와 협의회,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체가 돼 대입정책연구단을 구성한 뒤 2021년 초 결과를 내자는 의견이다. 정부가 정시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학교 현장과 교육청까지 ‘패싱’한다는 논란이 일었는데, 이런 논란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대학과 교사도 정부의 정시 확대 방침에 반대한다. 지난 1일 전국대학교 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수도권 주요 대학의 정시확대 방안은 지역 간 대학 불균형을 심화하고 현행 수시 전형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학생 참여·선택형 수업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시 확대와 관련해 대학이 처음 낸 공식 입장이다. 지난달 31일에는 전국진학지도협의회·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가 고교 교사 3305명을 설문조사했는데 59.8%가 정시 확대에 반대한다는 결과를 내놨다. 78.9%가 학생부 종합전형을 학생의 진로개발과 역량 함양에 가장 적합한 전형으로 꼽았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