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법률구조공단서 복무
- 법률상담·국가송무 공백 예상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전국적으로 200여 명에 달하던 신규 임용 공익법무관이 60명으로 대폭 줄어드는 ‘신풍속’이 펼쳐지고 있다. 법무관 급감으로 기존 법무관의 업무가 가중되고, 공익법무관의 주요 역할인 법률구조·국가 송무 업무엔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어 시민 피해가 예상된다.
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8월 전국 신규 법무관 60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법무관은 사법연수원 또는 로스쿨을 마치고 변호사 자격을 얻은 병역 미필자가 늦은 나이에 대체 복무를 하는 직위다. 신규 법무관 수는 2016년 205명이던 것이 올해 60명으로 3년 새 70%가량 떨어졌다. 신규를 포함한 총 공익법무관 수도 2016년 622명에서 올해 324명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부산에 근무하는 공익법무관(신규 포함) 수는 2017년 20명에서 지난해 18명, 올해 15명으로 꾸준히 줄었다.
법무부와 법조인은 매년 법무관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이유로 ‘사법시험(사시)에서 변호사시험(변시)으로의 전환’을 꼽는다. 예전에는 보통 사시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까지 마친 뒤 입대했지만, 요즘은 4년제 대학 진학 중 병역을 끝내고 로스쿨에 진학하는 남학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변시 합격이 어려워진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시행 첫해인 2012년 87%에 달하던 변시 합격률은 매년 줄어 올해 기준 50%로 낮아졌다.
변시에 통과하지 못하면 늦은 나이에 현역 복무를 하게 되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어 미리 병역을 마친 뒤 로스쿨에 진학하는 사례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또 22개월인 현역 복무기간보다 훨씬 많은 36개월에 이르는 복무기간도 법무관을 기피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군 복무를 하지 않고 사시를 준비하던 이들이 대거 로스쿨로 갈아타던 시기(주로 사시·변시 병행기인 2012~2017년)에는 그래도 많은 변시 합격자가 법무관이 됐다”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사시가 폐지되고 로스쿨이 본격화하며, 변시 합격률마저 저조해지자 법무관 배출자 수가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무관 수 급감으로 법률 지원 공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법무관이 주로 활동하는 법률구조공단 소속 법무관 수 감소는 자칫 법률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법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법률구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률구조공단에서 법무관은 변호사와 함께 법률 상담, 소송 진행 등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법률공단 부산지부에는 총 6명(본부 3명, 동부출장소 2명, 서부출장소 2명)이 법무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는 2017년 9명, 2018년 8명에서 꾸준히 줄어든 인원이다. 법무관의 또 다른 주요 임무 중 하나인 ‘국가 송무’ 업무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전국적으로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이 갈수록 늘어나며, 특히 부산은 과거사 관련 소송이 많은 편인데 이를 처리할 인원은 부족하다는 의미다.
법무관도 업무 과중을 호소한다. 부산 근무 공익법무관은 “처음 올 때보다 업무량이 전체적으로 2배 정도 늘어난 것을 체감한다”며 “법률구조나 국가 송무를 다 처리하기에는 힘에 부쳐 이런 어려움은 시민 피해로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이정민 변호사 역시 “지금까지는 법무부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공익법무관을 잘 활용했는데, 법무관이 줄면 이를 대체할 인력을 위한 예산이 있어야 해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법무부는 앞으로 업무 중요도, 인력 현황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배치 인원을 적절하게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법률구조공단 측은 “로스쿨 제도 등 여파로 법무관 인원이 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업무량은 그대로인 만큼 법무부와 공단 모두 인원 유지를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