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정부, 한국에 신속 철거 요청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한 지 1년 되는 날인 30일 부산지역 시민단체가 동구 일본 영사관 앞을 ‘항일거리’로 선포하고 현판을 설치했다.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 정부에 항의하면서 즉시 철거를 요구했다.아베규탄 부산시민행동(이하 부산시민행동)은 30일 동구 초량동 평화의 소녀상~강제징용 노동자상 약 100m 구간을 ‘항일거리’로 선포하고 정발 장군 동상 앞 공원에 ‘항일거리’를 한 글자씩 만든 현판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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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부산 동구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시민단체가 ‘항일거리’ 현판 설치를 허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
동구가 현판 설치를 불허했지만 부산시민행동이 강행하면서 이날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부산시민행동은 정발 장군 동상이 아닌 노동자상 뒤 공원에 현판을 세우려고 땅을 팠는데 경찰이 이를 저지하면서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현판 설치에 실패한 부산시민행동은 정발 장군 동상 앞에서 “항일거리를 보장하라”며 농성을 벌이다가 이 장소에 현판을 재설치했다. 부산시민행동은 경찰과 세 차례 더 충돌했지만 같은 날 오전 11시50분에 설치를 완료했다.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참가자 2명이 다쳤다고 부산시민행동은 전했다. 동구 공무원 한 명도 어디선가 날아온 소형 소화기에 머리를 맞았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이날 부산시민행동은 시민 1만67명이 서명한 ‘아베에게 보내는 부산시민의 요구’를 일본영사관 측에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부산에 항일거리가 생겼다. 이곳을 항일문화거리로 조성하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형욱 동구청장은 “아무리 뜻이 좋아도 이런 방법은 맞지 않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부산시민행동에 조형물을 자진 철거하도록 요청하고, 관련 법적 절차도 밟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외교 루트를 통해 한국 정부에 항의하면서 현판을 신속하게 철거하라고 요청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