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전 다녔던 신선성당도 종일 추모
“그렇게 밝은 미소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분이었는데….”
30일 부산 영도구 남항동의 한 맨션에서 만난 박정길(75) 씨는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 강한옥 여사가 생전에 살았던 맨션의 관리사무소에서 4년째 근무 중이다. 강 여사는 주민과 마주칠 때마다 늘 인사하고 미소를 보였다고 한다. 박 씨는 “일요일 아침마다 따님과 성당에 나가시는데 늘 미소 띤 얼굴로 인사하셨다. 몇 달 전부터 안 보이셨는데 어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의 어머니지만 눈에 잘 띄지 않아 누구인지 몰랐다는 사람도 많았다. 주민 한모(58) 씨는 “오랫동안 이곳에서 사셨던 거로 아는데 문 대통령의 어머니라는 건 최근에서야 알았다. 주민과 교류는 많이 없었지만 볼 때마다 자주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영도구와 경찰도 일부 관계자만 대통령 모친이라는 사실을 알고 주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경찰과 공무원 여럿이 골목에서 대기하자 강 여사가 직접 나와 화를 내며 쫓아냈다는 후문이다.
강 여사는 대통령이 좀 더 나은 곳으로 이사하기를 권해도 한사코 이곳에 머물기를 원했다. 김비오 더불어민주당 중·영도구 지역위원장은 “대통령께서 몇 번이고 거처를 옮기시라고 말씀드렸는데 늘 거절하셨다”고 회상했다.
고인이 생전에 다녔던 영도구 신선성당도 온종일 추모하는 분위기였다. 생전에 고인과 자주 마주쳤던 신자 30여 명은 남천성당을 찾아 조문했다. 신선성당 관계자는 “안타깝고 슬픈 마음에 서로 와보고 싶어했다. 생전에 다른 분과 많은 대화를 하지는 않았지만 늘 꾸준히 나오셨다. 최근에는 고령으로 건강이 나빠져서 많이 못 오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