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화수소에 노출된 공중화장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공중화장실에서 유독가스를 마시고 쓰러진 여고생이 약 2개월 동안 치료를 받다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이던 여고생 A(19)양이 지난 27일 오전 11시 57분께 숨졌다.

병원 측은 A양의 사망 소견을 황화수소에 의한 무산소 뇌 손상으로 보고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산업안전보건법상 단기간 허용농도 기준치인 15ppm의 60배가 넘는 1000ppm에 달하는 황화수소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정화조에서 발생한 황화수소에 의해 A양이 중독됐다고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공중화장실 세면대의 바닥 구멍을 통해 황화수소가 유입됐다는 것이다.

또한 A양이 사고를 당한 화장실은 영조물 배상 공제에 가입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미지수다.

수영구에 따르면 사고가 난 화장실은 1998년부터 구가 화장실이 있는 횟집 측과 무상사용 계약을 맺고 공중화장실로 이용해 왔지만 소유권은 여전히 민간에 있어 공제 대상이 되지 못했다.

해당 사고와 관련해 부산시는 8월 5~16일까지 부산시내 공중화장실과 지하에 위치한 개방화장실을 긴급 점검했다. 점검 결과 부산시는 지역 내 정화조가 있는 화장실 244곳을 단계적으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황화수소는 상온에서는 무색 기체로 존재한다. 특유의 달걀 썩는 냄새가 나며, 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다루어야 한다.

특히 발화점이 260°C로 낮고, 발화 범위가 부피 백분율로 4.3~44%로 넓기 때문에 폭발에 주의해야 한다.임재희 기자 jaeh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