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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고, 내년 공립 전환…지역 사립학교 재편 가속화

재정난 겪는 학교법인 성지학원, 아무 조건 없이 성지고 기부채납

  • 김진룡 기자
  •  |   입력 : 2019-09-30 23:06:09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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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교육부로부터 재산 처분 승인
- 내년부터 공립으로 신입생 받아

부산에서 부산외국어대학교와 성지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성지학원이 재정 압박에 부딪혀 성지고 재산을 처분한다. 이에 따라 남구 우암동에 자리한 성지고는 내년부터 공립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학령인구 감소 탓에 동부산대가 자진 폐교 또는 법인 매각을 시도하고 부산남고가 이전을 추진하는 상황(국제신문 지난 25일 자 1면 등 보도)에서 성지고의 움직임이 지역 사립학교 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성지학원은 최근 교육부로부터 아무런 조건 없이 성지고를 기부채납하는 재산 처분 승인을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이후 부산시교육청은 성지고를 공립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으며, 내년부터 사립이 아닌 공립으로 신입생을 받기로 했다.

성지학원은 2008년 특성화고였던 성지공고를 일반계고로 전환하겠다고 시교육청에 신청했다. 시교육청은 당시 학령인구가 증가해 학교 수가 부족했던 기장군 정관읍으로 성지고를 이전하는 조건으로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성지학원은 성지고 이전을 위한 예산을 11년째 마련하지 못해 결국 성지고를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성지학원은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재정 상황이 어려워져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성지학원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어들면 결국 교직원 수도 감소하고 학교 존립에 대해 걱정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폐교보다는 공립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게 더 나은 학교를 만드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국은 물론 부산지역 학령인구는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월 기준 부산 학령인구는 2000년 63만 명에서 올해 32만 명으로 반 토막 났다. 2030년에는 28만 명으로, 지금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교육청은 성지고를 원활하게 공립으로 전환해 학생의 학습권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성지고를 공립으로 전환할 때 기간제 교사의 고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성지고를 공립으로 전환한 후 부산지역 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은 확정된 게 없다”고 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성지고 한 학부모는 “사립고라고 알고 입학했는데 갑자기 공립으로 전환한다니 당황스럽다. 성지학원이나 시교육청이 기존 기간제 교사의 고용을 보장해 학습권에 피해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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