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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빈곤 <5> 좌담회

“가난 탓 미래 포기하는 아이 없게 지역사회가 보듬어야”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19-09-30 20:08:0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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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9년 9월 25일

◇장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

◇참석자(가나다순)

▶구은미 동의대 아동가정상담학과 교수(한국아동권익학회장)

▶여승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장

▶이원익 부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하덕이 부산시 아동청소년과장
지난 25일 부산 연제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열린 ‘10대의 빈곤’ 기획 시리즈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하덕이 과장, 구은미 교수, 여승수 본부장, 이원익 교수. 김종진 기자
국제신문이 제기한 ‘10대의 빈곤’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고자 정책 담당자와 학계, 전문가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미성년자인 10대들은 스스로 빈곤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만큼 지역 사회가 함께 이들의 빈곤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으며, 민과 관이 역할을 나눠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 것을 주문했다. 특히 최근 ‘수저계급’ 문제가 크게 부각된 교육 빈곤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 10대의 빈곤 문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원익 = 아동빈곤율만 보면 우리나라의 아동빈곤율은 OECD국가들 중에서 낮은 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들리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데이터와 실제가 다른 부분이 많다. 이번 국제신문 ‘10대의 빈곤’ 기획 시리즈를 통해서도 이 같은 부분이 확인됐다. 그런 면에서 통계가 말해주지 못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미국엔 빈곤하더라도 아이를 많이 낳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아예 낳지 않으니 빈곤율이 낮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또 아동은 스스로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누군가 그들의 생각과 상황을 대변해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회가 10대의 빈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여승수 =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인 만큼 한 명 한 명이 모두 소중하다. 아동을 위한 NGO 입장에서 보면 꿈도 있고 재능도 있는 아이들이 현실의 문제에 부딪혀 좌절하고 빈곤한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이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향후 벌어질 일들을 예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만큼 실효성 있는 정책도 없을 거라고 본다. 즉, 10대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다.

▶구은미= 10대는 사회성, 자기존중감을 키워가는 등 성장과 발달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여서 이들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투자와 지원이 어느 연령층보다 필요하다고 본다. 물질적 지원에 더해 정서적,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다.

▶하덕이 = 아동 빈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대물림되는 빈곤의 시작점이되기 때문이다. 특히 아동기의 빈곤은 절대적인 빈곤 문제뿐만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이 문제다.

-10대의 빈곤 문제 중에서도 현재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나.

▶여승수 = 아동의 빈곤은 너무나 다양한 문제로 나타나지만 그중에서도 10대 시기에는 특히 교육 빈곤이 중요하다고 본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 세대가 빈곤하더라도 이 같은 빈곤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의 역할이 크다. 빈곤가정 아이들이 꿈을 펼쳐나가는 데 있어서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저소득가정 아이들을 위한 교육지원사업인) 아이리더 사업을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10대들이 꿈을 찾고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지원을 받으면 그 이후엔 스스로 꿈을 향해 나아간다.

▶구은미 = 비슷한 생각이다. 대학에 있다보니 학생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게 되는데, 중·고등학생일 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어렵게 대학교에 들어오더라도 중퇴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장학금이 있다고 해도 결국 대부분은 갚아야 하니 부담스럽다. 민간기관에서 이러한 아이들을 좀 더 발굴해 지원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하덕이 =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으나 국제신문 기사(지난 16일 자 6면 보도) ‘교육은 빈곤층이 계층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돕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는 부분이 가장 와닿았다. 공교육 차원에서 다양한 교육복지 지원사업을 하고는 있으나 심리적 지지를 할 수 있는 학교 밖 지지 체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 사회 전체가 힘을 합쳐 아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으면 한다.

▶이원익 = 어떤 것이 더 심각하고 덜 심각하느냐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정책으로 본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의 건강불평등, 즉 소득에 따른 건강불평등 문제에 관심이 많고 심각하다고 보지만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주거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빠르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본다.

-10대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여승수 = 빈곤은 일시적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받는다고 해서 깨끗하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아동의 빈곤은 그 가족과 연계되어 있는데, 그때그때 벌어지는 단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지원도 분절적으로 이루어져 더욱 해결이 안 된다. 특히 10대는 양육 환경 변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단편적인 문제에 집중하면 지원의 효과가 반감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아동이 있는 빈곤가구는 부모와 아동을 하나의 단위로 보고 이들 전체를 위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이원익 = 아동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이들을 지원하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노인이나 청년을 위한 복지정책에 비해 아동이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이들이 투표권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아동이 직접 투표할 수 없으니 이들의 목소리가 담긴 정책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 아닌가. 급진적으로 본다면 이들에게도 투표권을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11세에는 1/10 투표권을 주고 나이가 들수록 그 비중을 높여가는 것이다. 아니면 이들을 양육하는 부모에게 위임할 수도 있을 것이다.

-10대 아동 빈곤 문제 해결하기 위한 정책 제언은.

▶구은미 = 최근에 나온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저소득가정 아동의 자살률이 그렇지 않은 가구 아동에 비해 높게 나온다. 따라서 물질적 지원뿐만 아니라 심리적 지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와 함께 아이들의 부모, 주 양육자에게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모의 불안이 결국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고 양육 지식이 부족해 방임으로 이어지기도 하므로 이들 가족 전체를 위한 심리·정서적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원익 = 중앙정부 차원에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빈곤 아동 가구에 대하여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로 중위 소득 60% 정도에 해당하는 아동 가구 중 상당수가 물질적 결핍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나는데, 현행 제도에서는 소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또한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동도 많다. 별도로 시는 전향적이고 적극적으로 아동 빈곤 해소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당장 ‘부산에서는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집에 사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도록 하겠다’는 정책선언을 할 수도 있다. 구체적인 정책 없이 ‘아동친화도시’만 내세운다면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

▶여승수 = 빈곤으로 인한 문제는 다양하게 드러나고, 그만큼 해결책을 찾기도 어렵다. 그래서 사각지대에 놓이는 가정이 생겨난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이처럼 빈곤 사각지대에서 미래를 포기하는 아이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을 펴 주었으면 좋겠다. 특히 그 과정에서 아동의 입장에서 성장발달 단계에 따라 필요한 부분을 파악해야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제도 시행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시행 여부를 점검할 필요도 있다.

▶하덕이 = 시는 아동 빈곤가구 문제를 해결하고자 22개 과제를 정해 추진 중이다. 디딤씨앗통장 등이 대표적이다. 더불어 아동친화도시로 지정된 만큼 아이들의 목소리를 사업에 반영할 생각이다. 민간에서도 지자체가 메우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보완해주길 바란다.

※ 국제신문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발굴된 10대 빈곤 가정에 주거비(보증금, 월세, 수리비 등)를 지원할 계획이다. 주거 빈곤은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겪는 대표적인 물질적 빈곤으로, 삶의 기본이 되는 의식주 중 하나다. 국제신문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극단적인 주거빈곤에서 탈출한 후 어떻게 삶이 달라졌는지도 추적할 계획이다.

정리=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기획: 국제신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 후원: (주)경성리츠 올집

※ 동영상 유튜브 ‘비디토리’ 검색. 후원문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 (051)505-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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