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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년이 뛴다 <5> 신중년의 ‘부산행’

서울 향하는 청년들처럼 … 기회·도전의 땅 부산 오는 신중년

  • 국제신문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19-09-25 19:13:05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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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으로 돌아온 윤수일

- 서울서의 부귀영화 뒤로하고
- 부산 내려와 신인가수 양성
- “30년 넘게 전문성 기른 신중년
- 후배에 재능 물려주는 게 의무”

# 부산서 마이크 잡는 최성원

- 서울서 활발하게 활동한 DJ
- 이제 지역 5060의 아이돌로
- “성인되고 30년… 삶의 절정기
- 진짜 자신의 인생 살았으면”

# 신중년 인구 활용법 고민

- 노인 아닌 생산성 가진 세대
- 부산 남거나 유입 유도해야

청년은 떠나는데, 신중년(50~69세)은 남는다. 부산 인구와 관련된 이야기다. 청년층의 부산 이탈이 심각한 가운데 신중년의 ‘부산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왜 부산에 남기를, 혹은 부산으로 오기를 선택했을까. 신중년 세대로 접어들면서 부산으로 와 둥지를 튼 신중년을 만나봤다.
   
제2의 인생을 찾으려고 부산을 찾는 신중년이 늘고 있다. 왼쪽은 부산 해운대구에 연예기획사를 설립해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는 가수 윤수일 씨. 오른쪽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방송 활동을 하다 부산에 터를 잡고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DJ 최성원 씨. 김성효 전문기자 전민철 기자
■가수 윤수일 “후학 양성은 의무죠”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숲을 지나, 언제나 나를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너의 아파트’. 19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끈 가요 ‘아파트’를 부른 가수 윤수일(64) 씨는 현재 부산에서 살고 있다. 그는 1977년 ‘사랑만은 않겠어요’로 가요계에 데뷔해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그는 2014년 불현듯이 부산으로 내려왔다. 이어 그는 부산 해운대구에 연예기획사은 ‘누리마루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서울에서의 영화를 뒤로하고 부산을 택한 그에게 신중년에 접어들어 서울을 떠난 이유를 묻자 “후학 양성을 위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서울에서 우후죽순 많은 사업을 하다가 다 접고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마음먹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불모지인 부산에서 끼 많은 인재를 길러보자는 도전 정신이 나를 강렬하게 이끌었다”며 “서울에서 활동했던 것과 달리 고향에서 더 보람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지역 민영방송과 음악 예능 프로그램을 공동제작하는 등 후학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향후 이 프로그램에서 배출되는 신인 가수의 공연과 매니지먼트도 맡을 예정이다.

윤 씨에게 ‘신중년’은 자신의 재능을 나눠주는 시기였다. 요즘도 하루에 2~3차례 방송국으로부터 섭외 전화를 받지만 모두 거절한 채 신인 가수 발굴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신중년은 자신의 분야에서 30년 이상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그들이 가진 지식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은 신중년의 중요한 의무”라면서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더 보람되고 의미 있게 살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DJ 최성원 “신중년은 인생의 절정”

매일 밤 10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추억의 노래로 신중년에게 추억을 선물하는 DJ가 있다. TBN 부산교통방송에서 ‘낭만이 있는 곳에’를 진행하는 최성원(55)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 라디오 프로그램은 주로 신중년 세대가 젊은 시절 들었던 팝과 가요를 들려준다.

1999년부터 TBS, KBS, TBN 등과 같은 서울·수도권에서 라디오 DJ로 활동했던 그가 부산에서 처음 마이크를 잡은 건 2012년 11월이다. 지역에 아무런 연고도 없었던 그가 50대를 앞두고 부산에서 새로운 인생을 펼치게 된 것은 ‘도전 정신’ 때문이었다. 다소 지루했던 일상에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부산에서 함께 방송하자고 제안한 교통방송국 국장의 ‘삼고초려’도 큰 힘이 됐다.

부산 생활이 처음부터 잘 풀리지는 않았다. 방송 환경은 물론 서울과 부산 청취자의 스타일도 달랐다. 그는 “밤 10시라도 밝고 유쾌한 음악을 틀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게 내 스타일인데 부산 분들은 아주 낯설어 했다.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나자 신중년 세대가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며 좋아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2014년부터 남구 대연동에서 ‘DJ 최성원의 낭만 팝 아카데미’를 열어 5060세대와 함께 음악, 영어 등을 공부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쉰 살을 서른 살이라고 생각했다. 태어날 때부터 스무 살까지는 부모님의 인생이고 그 뒤로 진짜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신중년이 인생의 절정기다. 신중년이 음악과 함께 마음껏 웃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중년은 남는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부산지역 20~39세 순이동자(전입자 수-전출자 수)는 ‘-971명’이었다. 해당 기간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971명이 더 많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50~69세의 순이동자는 -459명이었다. 당시 기준으로 부산의 전 연령대 순이동자는 -1833명이었는데 20~39세가 52.9%를 차지했다. 반면 50~69세는 25.0%였다. 신중년 세대가 청년보다 배 가까이 부산을 덜 떠난 셈이다.

신중년과 청년 세대의 부산 이탈 비율은 매년 비슷한 양상을 띤다. 2018년 부산의 20~39세 순이동자는 -1만3612명, 50~69세 순이동자는 -7389명, 2017년 20~39세 순이동자는 -1만2311명, 50~69세 순이동자는 -830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산의 신중년 인구가 지난 5월 기준 108만5874명으로 전체 인구(348만1742명)의 32%를 차지해 신중년 인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부산이 변할 수 있다. 이동이 적은 신중년은 부산의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신중년을 부산으로 유입시키고 부산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까지 수명이 늘어난다고 보면 신중년 세대를 노인으로 보지 말고 생산성을 가진 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부산복지개발원 이재정 고령사회연구부장은 “50, 60대를 이제는 노인으로 보기 힘들다.신중년을 노인이 아닌 생산성을 가진 세대로 바꿔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 세대는 이미 경제력을 갖춘 분들이 많아 자금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은퇴 후 부산에서 또 다른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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