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33년 만에 과학적 증거를 확보해 경기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를 특정하고도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용의자 이모(56·당시 몽타주) 씨가 범행을 자백해도 공소시효가 완성돼 법적으로 유무죄를 다툴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이 이 씨의 DNA가 증거물에서 나온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신상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반기수 2부장은 19일 이 씨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과 관련해 “신중하게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현재 이 씨는 경찰이 DNA를 증거로 들이밀어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국민적인 궁금증이 증폭되는데도 수사 상황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온 이후 이뤄진 수사 상황, 애초 1986~1991년 연쇄살인사건이 이어질 당시 이 씨가 수사 선상에 올랐는지, 확인된 3건 외에 나머지 사건과도 연관돼 있는지 등에 대해 경찰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 답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반 2부장은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는 하나의 단서”라며 “이 단서를 토대로 기초 조사를 하던 중 언론에 수사 사실이 알려져 불가피하게 브리핑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면 ‘공소권 없음’으로 이 씨를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마지막 10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완성된 후에도 제보를 접수하고 보관된 증거를 분석하는 등 진범을 가리기 위한 수사를 계속해 왔다.
SNS 등에서는 이 씨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쏟아진다. 네티즌은 이미 SNS로 이 씨의 실명을 공유하고 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