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간 용역서 주민 반응 엇갈려
- ‘젊은 층 유입 vs 옛 향수’도 맞서
부산 해운대구 옛 번화가의 보행환경 개선 사업을 놓고 주민과 상인, 건물주 간 의견이 분분하다. 거리 내 보행권과 차량 소통을 강조하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데다 개발 콘셉트를 놓고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는 최근 주민 대표와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운대온천길 보행환경 개선 사업과 관련한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었다고 15일 밝혔다. 해운대온천길은 중동 옛 스펀지 건물부터 해운대해수욕장 입구까지 총 길이 1.7㎞에 이르는 거리다. 해운대전통시장, 세이브존리베라 등 크고 작은 가게와 음식점이 밀집해 있고, ‘고향 가는 길’이라는 의미의 ‘애향길’로 불리며 과거 지역의 대표적인 번화가로 꼽혔다. 하지만 해수욕장 바로 앞에 ‘구남로’가 생긴 이후 애향길 일대에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 옛 명성을 잃었다.
이에 구는 5개월에 걸친 시민 공모를 통해 애향길의 이름을 ‘해운대온천길’로 바꾸는 한편, 예산 99억6000만 원을 투입해 거리의 전선을 땅속에 넣어 인도 폭을 넓히고, 배수 설비를 정비하는 등 보행환경 개선 사업을 시작에 나섰다.
사업 중간 보고회에서 용역을 맡은 업체와 해운대구는 차로 폭을 줄이는 안과 양방향 차로를 일방통행으로 바꾸는 안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일부 주민은 “일방통행으로 바뀌면 차량 교행 등에 지장을 준다”며 반대했다. 또 차로 폭을 줄일 경우 일부 상가로 접근하는 차량이 갓길 등에 주치할 경우 다른 차량의 통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일부 상인은 “사람의 유입에 집중해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며 구가 제시한 방안에 찬성 의견을 나타냈다.
보고회에서는 온천길에 들어오던 버스 노선을 우회해 보행자의 안전을 강화하자는 안도 나왔다. 하지만 버스 노선을 우회할 경우 손님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시장 상인들은 반대 의견을 냈다.
새로 조성되는 해운대온천길의 성격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구남로에 몰리는 젊은층을 대거 끌어들일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자 일부 주민은 “굳이 젊은층을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50, 60대 중장년층의 추억이 어린 ‘향수길’을 만들어도 충분히 거리를 재생할 수 있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 관계자는 “해운대온천길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과거 번화했던 거리의 명성을 회복할 방안을 찾아 정식으로 주민 설명회를 다시 열겠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