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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고통에도 신청 않고 사비로 치료…‘부마트라우마센터’ 필요성 대두

보상금·생활지원금 대부분 신체적 상해 주안점 맞춰

  • 신심범 기자
  •  |   입력 : 2019-09-03 19:37:01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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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사자들 쉬쉬해 신청도 저조

- 영남권 센터는 이용대상 제외
- 광주까지 찾아가 치료받기도

‘1979년 10월’이 남긴 트라우마는 지금도 많은 부산·마산 시민의 삶을 옥죄고 있다. 그러나 트라우마를 떨치려면 사비를 들여 병원을 찾거나 트라우마센터가 마련된 광주까지 가야 한다. ‘부마트라우마센터’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국가가 남긴 트라우마, 사비로 치유

3일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부마민주항쟁 관련자로 인정된 사람은 251명이다. 상해나 구금의 피해가 인정된 사람이 231명, 진상규명에 일조한 사람이 20명이다.

‘부마민주항쟁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은 사망자·행방불명자·상해를 당한 사람에게 보상금을 일시에 지급하도록 규정돼있다. 30일 이상 구금된 사람 등은 생활지원금을 일시금으로 받는다. 보상금의 경우 2014년부터 올해까지 평균 4700여만 원이 지급됐다. 생활지원금은 30일 구금된 사람의 경우 하루 약 6만 원씩, 180만여 원을 수령한다.

부마항쟁 당시 국가가 휘두른 폭력은 육체와 정신을 포괄한다.그러나 보상금과 생활지원금 대부분은 신체적 상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지급됐다. 트라우마 자체를 상해로 인식하지 않거나, ‘정신병’으로 인식해 쉬쉬하려하는 사람이 많아 신청이 저조한 탓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7월 공고된 ‘부마민주항쟁 진상조사보고서(안)’은 부마항쟁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고통받거나 치료받는 정신적 희생자를 위해 국가가 ‘부마트라우마센터’를 설립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여전히 자비를 들여 트라우마를 치유해야 하는 실정이다. 동아대 홍순권(사학과) 교수는 “현 체계상 보상금과 생활지원금에 당시 본 피해의 치료비가 포함돼 있다. 이 금액을 활용해 직접 병원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트라우마 치유하러 광주까지 간다

‘1980년 5월’이라는 거대한 국가 폭력에 상처 입은 광주는 부산, 마산과 사정이 다르다. 광주시는 2012년 10월 ‘광주트라우마센터’를 세웠다. 국가폭력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최초의 기관이다. 심리치유상담센터 등 19개 프로그램이 마련돼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외 국가폭력 피해자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총 571명의 피해자가 센터를 이용했다. 이 중 467명이 5·18 관련자다. 104명은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등과 연관된 또 다른 국가폭력의 피해자다.

부마항쟁 피해자도 치유를 위해 광주를 찾았다. 센터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부마항쟁 피해자 2명이 2년간 이곳 치유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부산·경남에는 부마항쟁 피해자를 위해 국가가 제공하는 치유 시설이 전무한 탓이다. 지난 5월 경남에서는 처음으로 창녕군 국립부곡병원에 ‘영남권 국가트라우마센터’가 개소했지만, 부마항쟁 피해자는 이용 대상이 아니다.

부곡병원 관계자는 “센터 이용 대상자는 포항 지진 등 사회적 재난 피해자에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진상규명위 차성환 상임위원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이가 여전히 많다. 부마트라우마센터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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