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화 운동 기념 유적 지정도
- 대학 측 동의 없으면 추진 어려워
부산·경남지역에 남아 있는 유일한 6월항쟁 관련 벽화인 동아대학교 ‘6월항쟁도’ 복원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벽화를 덮고 있던 담쟁이덩굴 일부를 잘라냈지만 복원 방식을 놓고 학교 측과 벽화복원사업추진위가 이견을 보여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동아대 6월항쟁도 벽화복원사업추진위원회’는 지난 4월 19일 6월항쟁도를 덮고 있던 담쟁이덩굴 일부를 잘라낸 이후로는 관련 활동이 전혀 없다고 2일 밝혔다.
벽화 복원 사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관련 학술대회가 열리는 등 원활하게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디지털 복원 방안을 제안한 학교 측과 벽화의 전면 복원을 요구하는 추진위가 대립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추진위는 최근 운영위원회를 열어 6월항쟁도의 정보를 기록한 안내판을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추진위 최지웅 사무국장은 “(6월항쟁도가) 민주화운동 기념 유적으로 지정된다는 가정 아래 안내판 설치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념 유적 지정도 여의치 않다. 현재 부산시의회에는 민주화운동기념 및 정신계승위원회가 꾸려져 민주화운동 관련 시설을 기념 유적으로 지정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3월 6월항쟁도를 포함해 부산민주공원, 부산대학교 부마민주항쟁 발원비·기념비, 중구 가톨릭센터 등을 답사했지만 이후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다.
특히 6월 항쟁도는 사유지인 대학 캠퍼스 내에 있어 관련 조례를 만들거나 유적으로 지정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의회 박승환 의원은 “동아대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관련 표식을 세우거나 보존 방안을 협의하는 게 불가능하다. 현재로서는 시의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6월항쟁도는 1987년 6월항쟁 당시 고 이태춘 열사가 성조기를 찢는 모습을 담았다. 이후 무관심 속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방치되다가 전국 68개 대학 민주동문회와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벽화복원사업추진위원회가 6월항쟁 30주년을 맞는 2017년 본격적으로 벽화 복원 사업에 나섰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