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CCTV·난간 위 펜스 필요”
- 구·시는 서로 설치 책임 떠넘겨
부산 북구 구포대교와 대동화명대교에서 강으로 뛰어내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예방할 변변한 CCTV조차 없어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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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위 부산 북구 구포대교 전경. 투신 행위를 감시할 CCTV는 보이지 않는다. |
지난 22일 새벽 3시께 이모(63) 씨가 119에 전화해 “죽겠다”는 말을 남기고 대동화명대교에서 뛰어내렸다. 이 씨는 사흘 뒤 인근 북구청 맞은편 강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8일 현재 부산소방재난본부 집계를 보면 올해에만 구포·대동화명대교에서 7건의 투신 사건이 있었다.
구포·대동화명대교는 생태공원과 연결될 뿐 아니라 보행로가 설치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이 두 대교를 자주 찾아 ‘자살 명소’라는 오명까지 붙었다. 그런데도 아직 보행로를 감시할 CCTV도 없다.
대동화명대교에는 CCTV가 아예 한 대도 설치되지 않았다. 구포대교 북구 쪽 입구에 그나마 CCTV 2대가 있지만, 이는 낙동강 수위 변화를 관측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더욱이 CCTV 감시 거리가 100m에 불과해 구포대교 보행로 전체를 관찰할 수 없다.
구포·대동화명대교 보행로 난간의 높이 또한 110㎝에 그쳐 평범한 성인은 누구나 쉽게 뛰어넘을 수 있다. 2016년 북구는 구포대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난간 위에 펜스를 설치하려고 했다. 그러나 북구 경관심의위원회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의견을 내 펜스 설치는 무산됐다.
소방과 경찰은 보행로 전체를 살필 수 있는 CCTV와 투신을 막을 펜스를 설치해야 극단적 선택을 줄이고, 신속한 수색·구조를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북구와 부산시는 서로 설치 주체가 아니라며 책임을 떠밀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북구와 시가 협업해 두 다리에 붙은 ‘자살 명소’라는 오명을 씻어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산시의회 조남구 의원은 “북구는 시보다 재정 여건이 어려운 만큼 시가 나서 CCTV와 투신 방지 펜스를 설치하고, 북구가 이를 관리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북구의 오래된 문제인 만큼 지금이라도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북구의회 김태식 의원은 “CCTV 설치는 두말할 것도 없다. 도시 미관도 중요하지만, 주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 북구와 시가 머리를 맞대 조화를 이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시 관계자는 “대교 전체에 투신 방지 펜스를 설치하는 건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CCTV를 설치하는 건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