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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집고 폭언…직장 내 괴롭힘 여전

‘금지법’ 한달, 부산 44건 접수

  •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
  •  |   입력 : 2019-08-15 19:37:54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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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 안사준다고 시말서 쓰라” 등
- 유형별로 상사 괴롭힘 압도적
- 사용자 무조치, 처벌 규정 없어
- 적절한 대책 시스템 구축 촉각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지난달 16일 시행된 이후 한 달이 지났다. 법 시행 후 부산에서는 ‘상사의 괴롭힘’과 ‘폭언’ 피해를 호소하는 진정이 이어졌다.

부산고용노동청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후 한 달 동안 모두 44건의 진정이 접수됐다고 15일 밝혔다. 유형별로는 ‘상사의 괴롭힘’이 35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사용자의 괴롭힘’은 7건이었다. 나머지 2건은 괴롭힘 피해자에 대해 불이익을 준 경우였다. 구체적인 괴롭힘 내용으로는 ‘폭언’이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 인사 조치’가 11건으로 뒤를 이었다.

A사에서는 한 직원이 업무 중 실수를 하면 팀장이 직원을 꼬집거나 깨물고, 날카로운 물체로 팔에 상처를 내는 등 지속적인 폭행이 이뤄졌다. 피해 직원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으나 회사는 퇴사를 만류하면서도 해당 팀장과 계속 같은 공간에서 일하게 하는 등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B사에서는 부당해고 복직 판정을 받은 직원에게 “임금을 줄 능력이 없으니 어떻게 하면 월급을 받아갈 수 있을지 수입 창출 방안에 대해 정리해 제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C사에서는 가해자인 선배가 후배에게 “술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해당 선배는 “(술자리) 날짜를 못 잡았느냐” “성과급의 30%는 선배 접대를 위해 쓰는 것” 등의 발언을 하고 이를 어기면 시말서를 쓰게 했다.

D사의 간부는 직원에게 개인적으로 영어를 가르쳐줄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피해 직원은 “업무 시간 중 회의실에서 몰래 영어 수업을 했다. 수업 준비 때문에 남들보다 1시간 더 일찍 출근해야 했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사용자는 피해 노동자의 근무 장소를 변경하고 가해자를 징계해야 한다. 피해 내용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법의 허점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피해가 발생하면 1차 조사 권한은 사용자에게 있는데, 사용자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이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 신고로 인해 피해자가 불이익을 당했을 경우에만 노동청이 개입할 수 있다. 부산고용노동청 관계자는 “개정법은 처벌보다 사업장이 자율적인 예방·조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Q&A

Q1. 상사가 업무상 질책을 해 직원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했다면 직장 내 괴롭힘인가요?

A1. 인격모독에 해당할 정도로 과도하거나, 업무상 정당한 근거·이유 없이 질책하거나,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등 사회적 통념 벗어난 수준이라면 괴롭힘에 해당합니다


Q2. 사적용무를 지시하거나 사생활에 관해 묻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인가요?

A2.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렵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괴롭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회사 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통상적 범위의 행위라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연애에 관한 질문을 하더라도 성적 언동이 없거나 과장하지 않는다면 괴롭힘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Q3. 같은 근로자 사이에도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할 수 있나요?

A3. 동료라 하더라도 인적 속성상의 우위, 업무 역량상의 우위 등 ‘관계의 우위’를 이용한 경우에는 괴롭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졸 출신이 다수인 회사에서 고졸 사원에 대한 따돌림은 수적 우위 관계가 성립 가능합니다.


Q4. 파견근로자와 하청근로자가 피해자인 경우는 괴롭힘에 해당하나요?

A4. 파견법 등을 고려할 때 사용자 및 소속 근로자와 파견 근로자 간의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원·하청 근로자 간에는 법상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로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원청 사업주는 소속 근로자가 원청이든 하청이든 누구를 상대로 행위를 했는지를 불문하고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취업규칙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5. 고객에 의한 괴롭힘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나요?

A5. 고객은 사업장의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다만,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주는 고객 응대 근로자에 대한 고객의 폭언 등 행위를 예방 및 보호 조치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런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 부과가 가능합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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