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어 숭어 등 수백 마리 폐사
매년 여름 부산 온천천에서 반복되는 물고기 떼죽음 현상이 올해도 나타났다.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에 하수처리장의 오수 처리 용량이 초과되면서 벌어진 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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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부산 연제구 온천천 일대에서 잉어가 죽은 채 떠올라 있다. 전민철 기자 |
부산 연제구는 지난 27일 밤 사직천과 온천천 합류 지점인 부전교회 앞에서 잉어 80마리가량이 죽은 채 떠올랐다고 28일 밝혔다. 인근 세병교와 이섭교 사이 온천천 본류 지점 곳곳에서는 숭어 새끼인 ‘모치’가 10~20마리씩 죽어서 발견되는 등 이날 폐사한 물고기는 수백 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구에 따르면 이번 물고기 떼죽음은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면서 빗물과 만난 오수가 하수처리장에서 모두 처리되지 못하고 넘쳐 온천천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발생했다. 하수 슬러지가 잉어의 아가미에 달라붙으면서 집단 폐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구는 또 갑자기 늘어난 오수 탓에 하천 내 호기성 미생물이 증가하면서 용존산소를 대거 흡수한 탓에 모치가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 자료를 보면 지난 27일 세병교 쪽 하천의 용존산소량은 오후 7시부터 밤 11시까지 ‘0’을 유지했으며, 이섭교 일대는 밤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0’을 기록했다. 두 교량 사이 구간은 하천 바닥이 깊은 탓에 유수 속도가 느려 오염수가 유입되면 피해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그나마 붕어나 잉어는 산소가 부족해도 어느 정도는 견딜 수 있는데, 모치는 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온천천 관리를 맡고 있는 연제구와 동래구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온천천 중·상류 물과 폐사한 물고기를 수거해 보건환경연구원에 보내 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매년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가 동래·연제·부산진구 일대에서 진행 중인 오수·우수 분리관 공사에 속도를 내고, 동래구의 사직천·온천천 합류지 주변 비점 오염원 시설 완공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제구 관계자는 “분리관 공사를 하면 가정의 오수가 하천으로 흐르지 않고 하수처리장으로 가게 된다. 비점 오염원 시설을 설치하면 기습 폭우에도 물고기 집단 폐사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