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근 마을 “악취·소음 악화” 반발
- 市 “시유지 매각 경위 조사” 지시

경남 양산시 폐기물 매립장과 주거지 사이에서 완충녹지 역할을 하는 야산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본격화된다. 이 지역 주민은 “마을이 공장에 둘러싸였는데, 폐기물 매립장의 오염물질까지 더해질 판”이라며 반발한다. 특히 이 산단 조성부지 중 39%는 시유지를 매입한 것이어서 김일권 양산 시장이 매각 경위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17일 양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김 시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어곡동 시유지에 녹지가 조성돼 그 옆 유산매립장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주거지에 닿지 않고 매립장이 보이지 않게 하는 완충 작용을 했는데, 이를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민간사업자에 매각한 것은 잘못”이라며 “시유지를 왜 매각했는지, 반드시 매각했어야 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어곡동 일반산단은 A 건설이 2014년 6월 경남도의 사업 승인을 받아 조성하는데 어곡동 야산 30만9211㎡에 들어선다. 이 야산은 시가 운영하는 유산폐기물 매립장·바이오 가스화 시설의 맞은편에 있다. 유산폐기물 매립장에서 발생한 악취 오염물질 등이 대동·유산마을에 닿지 못하게 하는 완충녹지 역할을 해왔다.

산단은 진입로 예정지에 포함된 일부 부지를 매입하는 데 실패해 착공하지 못했는데, A사가 최근 당국에 수용재결신청을 하면서 조만간 공사기 시작될 전망이다. 완충녹지에 산업단지를 만드는 사업이 본격화되자 인근 주민이 반발하고 있다. 한 주민은 “지금도 매립장 악취, 어곡 공단의 소음 등 오염물질로 고통 받는데 완충역할을 하는 야산마저 사라지면 고통이 더욱 심해진다. 이 피해는 누가 보상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어곡동 일반산단 부지 중 39%는 애초 시유지였는데, 시가 A사에 매각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완충녹지 역할을 하는 야산의 중요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시가 매각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관련 부서 협의에 따라 적법하게 매각했다”고 말했다. A사 관계자는 “매립장 등 사방 경계지점에 40~60ｍ 간격을 두고 완충녹지를 만들 것”이라며 “매입한 시유지 중 70%는 녹지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양산시의회 이종희 의원은 “매립장 악취 등 생활환경에 해를 끼치는 요인을 차단할 녹지를 충분히 확보하도록 의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