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용 땐 우수 학생 지역 떠나고
- 불허 땐 자율성 제약 논란 예상
부산 유일의 자율형사립고인 해운대고가 재지정 취소 절차를 밟게 되면서 지역에서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선택권을 두고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인천에서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자사고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안건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최근 논란이 거센 만큼 자사고 문제를 두고 의견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주된 논의 사항은 ‘광역단위’ 자사고의 지원 허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고의 모집은 ‘전국단위’와 ‘광역단위’로 나뉜다. 전국단위는 말 그대로 지원자의 거주지에 관계 없이 지원할 수 있는 자사고로, 서울 하나고, 울산 현대청운고 등 10곳에 불과하다.
광역단위는 해당 시·도 중학교 졸업예정자 및 졸업자이거나 학생이 거주하는 지역 내에 자사고가 없는 경우 지원할 수 있는 자사고를 뜻한다. 서울 휘문고, 세화여고 등 총 32곳이 있다. 해운대고의 자사고 지정이 취소되면 부산에서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다른 지역에 있는 42곳의 자사고에 지원할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광역단위 모집의 경우 시·도 교육감 간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부산 출신 학생이 서울에 있는 광역단위 자사고에 지원하는 것을 서울시교육감이 허용하지 않는다면 지원이 아예 불가능한 것이다.
현재까지 시·도 교육감 간 상호 협약 체결 등 관련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부산시교육청은 빠른 시일 내에 타 시·도 교육청과 관련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2월이면 자사고 모집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 시·도 교육감이 부산 학생의 지원을 허용할 경우 지역의 우수 학생이 유출된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고, 허용하지 않는다면 학생의 자율적인 학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광역단위 자사고 모두에서 부산 학생의 지원을 허용할지, 아니면 서울 등 특정 지역의 학교만 허용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타 시·도 교육청과 심도 있는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운대고가 이날 청문 재개 요청을 하면서 시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여 오는 23일 오전 10시 다시 청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학부모와 학교가 요구한 평가지표별 세부 평가결과를 제공하는 한편 이번 청문에는 학부모 대표도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