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장 ‘적폐’ 발언 물의 작용한듯
- 임금인상·현장복귀시점 등 논의
부산도시철도 노사가 노조의 파업 돌입 이후 이틀 만에 교섭을 재개했다. 좀처럼 재협상 물꼬를 틀지 못하던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을 차리면서 분위기가 반전된 만큼 극적 합의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교통공사와 부산지하철노조는 11일 오후 6시30분부터 금정구 노포차량기지에서 본교섭을 시작했다. 이종국 교통공사 사장과 최무덕 노조위원장 모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협상 결렬된 핵심적 원인인 임금 인상과 함께 노조의 파업 복귀 시점 등을 논의했다. 교섭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교섭에 앞서 양측은 이날 오후 2시 비공식 면담을 진행했다. 먼저 면담을 제안한 쪽은 교통공사다. 교통공사는 애초 노조에 공식 실무 면담을 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양측 사정상 비공식적 자리를 갖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때 교통공사는 임금 동결 입장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외 나머지 사안은 전향적 안을 낼 수 있으니 파업을 끝내라고 노조에 요구했다. “성실히 교섭에 임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조는 임금 동결이 전제된다면 교섭을 진행할 수 없다고 맞섰다.
면담 이후 노조는 중앙위원회를 소집했다. 이를 통해 노조는 교통공사가 임금 동결을 고수하지 않고, 파업을 중단하기 위한 명분을 제공하면 교섭에 나설 수 있다는 방침을 정했다. 노조의 의사를 전달받은 교통공사는 임금 동결에 관한 입장 변화를 확답하지는 않았지만, 전향적으로 교섭에 임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교섭 결과에 따라 노조는 파업 복귀 여부를 결정한다. 노조 관계자는 “임금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교섭이 진행된다면, 11일을 끝으로 파업을 종료하고 12일 현장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파업 전 마지막으로 열린 교섭에서 교통공사는 ▷임금 동결 ▷안전 인력 497명 채용을 제시했다. 교섭이 결렬된 이후에도 교통공사는 노조가 임금 동결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교섭을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교통공사가 한 발 물러 서 교섭을 재개한 데는 이종국 사장이 전날 SNS에 쓴 글에서 노조를 언급하며 ‘적폐’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역풍에 휘말린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지난 10일 SNS에 ‘노조의 무리한 요구, 부산시민을 상대로 전쟁을 하자는 것’ ‘적폐를 들어내고 정상적으로 돌려놓겠다’ 등 표현을 썼다가 부산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을 받았다. 노조는 이를 문제 삼아 이 사장 퇴진 운동 등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기도 했다.
한편 노조는 파업 이틀째인 11일 두 번째 결의 대회를 열었다. 노조는 결의 대회에서 “교통공사가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2017~2019년 통상임금 미지급분 1000억 원에 대한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