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교육청, 국정기조 맞춰 엄격 심사
- 신설 재량평가서 -5.3점 줘 ‘치명적’
- 상산고 안산동산고 이어 3번째 탈락
- 3개 학교 연대해 행정소송 가능성도
- 학부모들 “설마 했는데…” 허탈 반발
- 전교조 “특권학교 폐지 조속 이행을”
- 일반고 전환 땐 학비 부담 4분의 1로
- 교직원 인건비·운영비 등 재정 지원
전북 상산고와 경기 안산동산고에 이어 부산 해운대고가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을 채우지 못했다. 해운대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부산에는 자사고가 한 곳도 남지 않는다. 부산시교육청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라는 정부 국정과제에 맞게 이번 재지정 평가 때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
자사고 지정 취소 위기에 몰린 해운대고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미 재지정 취소 결정을 받은 상산고 안산동산고 등과 연대해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깐깐·냉혹한 평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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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부산 해운대고 전경.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
27일 시교육청이 일부 공개한 해운대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 점수를 보면 얼마나 엄격하게 평가가 이뤄졌는지 알 수 있다. 해운대고는 ‘재정·시설 여건’과 ‘교육청 재량평가’ 영역에서 가장 많은 감점을 받았다.
재정·시설 여건 영역 가운데 학교 재정 운영 적정성 부문이 있는데, 세부적으로 법인 전입금 전출 계획 이행 여부를 본다. 그러나 해운대고 재단의 법인 전입금은 2015, 2016년 2년간 0원이었다. 수업료와 입학금 총액의 5%를 학교에 전입금으로 줘야 하지만, 해운대고 재단은 그러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바로 이 점을 크게 문제 삼았다.
특히 배점이 비교적 높은 교육청 재량평가에서 마이너스(-) 점수를 받은 건 치명적이었다. 감사 등 지적 사례가 이 영역 점수에 큰 영향을 준다. 시교육청은 이번 재지정 평가에서 교육청 재량평가 영역을 신설했다. 해운대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해운대고는 12점 만점인 이 영역에서 -5.3점이라는 참담한 점수를 기록했다.
■설마했던 학부모는 반발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을 접한 해운대고 학부모 A 씨는 “설마설마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지난번 부산국제외고가 일반고인 센텀여고로 바뀌면서 학생이 해운대구 내 다른 일반고로 전학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우려가 크다”고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와 달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는 “자사고를 비롯한 ‘특권 학교’를 폐지해야 한다”며 “해운대고도 공정한 기준과 심의에 따라 평가가 이뤄졌다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고 일반고로 전환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서둘러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반고로 바뀌면 가장 크게 변하는 건 재정 분야다. 자사고인 해운대고는 분기당 160만 원가량 학비(학부모 부담금)를 받는다. 일반고의 분기당 학비는 40만 원 정도다.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교직원 인건비와 운영비 등 재정을 지원받는다. 환경 개선 사업비와 교육과정 컨설팅 등 혜택도 있다. 대신 재정을 지원받는 만큼 학교의 자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 강력한 드라이브 왜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5년마다 이뤄진다. 올해 평가를 받는 곳은 전국 자사고 42곳 가운데 24곳이다. 이 가운데 지난 20일 상산고와 안산동산고가 취소 처분을 받았다. 지난 24일 울산 청운고 등 5개 고교는 자사고 재지정이 결정됐다. 해운대고는 재지정이 취소된 3번째 사례다.
자사고는 고교 평준화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취지로 김영삼 정부 때 제안됐다. 이후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 도입된 자립형사립고가 자사고의 전신이다. 이명박 정부 때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로 49개 학교로 늘었다가, 지금은 42곳이 남았다. 자사고는 교육과정 평가·운영에 자율성을 갖는 대신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국가에서 지원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학비가 일반고 3~4배 수준으로 비싸 ‘귀족 학교’라는 평도 받는다.
교육부는 무엇보다 고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고 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공약은 자사고 폐지가 아니라 일반고 전환”이라며 “자사고는 설립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우수 학생이 자사고로 쏠리면서 일반고 학생이 학교생활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해운대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 영역·배점 |
▶학교운영(30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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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부산시교육청 |
▷중장기 학교 발전 계획과 건학 이념의 구현 노력 |
8점 |
▷학생 선발 과정의 공정성 및 충실성 |
10점 |
▷학생 충원 유지를 위한 노력 |
12점 |
▶교육과정 운영(30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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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의 다양성 확보 노력 |
8점 |
▷교육과정 편성 운영의 적절성 |
14점 |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
8점 |
▶교원의 전문성(5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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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충원 및 전문성 신장을 위한 노력 |
5점 |
▶재정 및 시설 여건(15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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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재정 운영의 적정성 |
5점 |
▷학생 재정 지원 현황 |
6점 |
▷시설 확보 및 활용 |
4점 |
▶학교 만족도(8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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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구성원의 만족도 |
8점 |
▶교육청 재량평가(12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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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량평가 지표 및 지적 사례 |
12점 |
총점 /커트라인(70점) |
100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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