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 상인들과 10년간 충돌빚은
- 펜스철거 뒤에 터진 사건에 주목
- 경찰, 불만 품은 사람 소행 추정
복면을 쓴 두 사람이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병원 맞은 편 공공공지에 오물을 투척하고 달아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공공공지에 설치했다가 철거한 펜스를 둘러싸고 상인들이 두 편으로 갈려 10년 간 갈등을 빚었는데, 경찰은 이 갈등을 이번 오물 투척 사건의 원인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24일 시와 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께 양산 부산대병원 정문 맞은편 금오로 공공공지 약 80m에 걸쳐 누군가 생선 찌꺼기와 젓갈, 두부 등 오물을 투척하고 달아났다. CCTV에는 복면을 쓴 두 사람이 트럭에 오물을 싣고 와 뿌리고, 트럭을 인도에 버리고 달아나는 장면(사진)이 포착됐다. 시가 이 트럭 차적을 조회했는데, 소유자가 확인되지 않아 대포차로 추정된다.
경찰은 공공공지에 설치된 펜스를 철거한 데 불만을 품을 사람이 이런 짓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양산부산대 병원 정문 앞 횡단보도 기준으로 오른쪽(황산로 방면)에 있는 이 공공공지는 상가와 인도 사이에 완충녹지를 언덕 형태로 조성해둔 곳이다. 이곳에 설치된 펜스 때문에 10년 동안 양산부산대병원 앞 금오로에서 영업하던 상인들은 병원 정문 횡단보도를 기준으로 좌우로 갈려 갈등을 빚었다.
애초에 오른쪽 상가 공공공지에 펜스가 없었는데, 2009년 설치됐다. 상가에 출입하는 시민들이 공공공지를 가로질러 다니자 녹지가 훼손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설치한 것이다. 녹지가 훼손된다는 민원은 주로 왼쪽(부산과학수사연구소 방면) 상가에서 영업하는 상인들이 제기했다. 부산대병원 정문 횡단보도에서 가까운 오른쪽 상점에 손님이 몰리자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공공공지에 펜스를 설치하기로 하자 오른쪽에서 영업하는 상인들이 반발했다. 오른쪽 상인들은 공사금지가처분 신청을 하며 펜스 설치에 반대했고, 펜스가 생기자 영업손실을 봤다며 양산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이런 갈등을 겪은 후 양산시는 지난해 11월 공공공지에 조경공사를 시작했는데, 도시 미관 보호 등을 사유로 펜스 철거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그러자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펜스를 철거해서 현재는 공공공지 진입을 막는 시설은 없는 상태다.
펜스가 없어져서 오른쪽 상가에 손님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왼쪽 상인들은 펜스가 없는 상태로 조경공사를 마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산시 관계자는 “경찰조사 결과를 보고 행정처분 등 후속조처를 취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