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오랜 관례라 생각한 듯 ”

허위로 출장비를 신청해 착복했다는 의혹(국제신문 지난 1월 23일 자 9면 보도)을 받는 경남 거창군 공무원들이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거창경찰서는 거창군청 소속 공무원 A(40) 씨 등 18명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2015년 8월부터 3년여 동안 출장비 예산 관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동료직원에게 허위로 출장비를 신청하게 한 뒤, 동료가 수령한 출장비를 되돌려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같은 수법으로 수백 차례에 걸쳐 3000여만 원을 횡령하고, 이 금액을 같은 부서를 거쳐간 직원 4명과 나눈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 씨가 이런 일을 저지르는 줄 알고도 묵인한 혐의로 A 씨의 상관도 입건했다. A 씨의 상관 등 공무원 12명은 허위로 출장비를 타 내거나 공모, 묵인한 혐의로 입건됐다. A 씨는 출장비 착복 문제가 불거지자 최근 퇴직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출장비 착복은 오래전부터 관례처럼 이뤄진 일이어서 여러 공무원이 죄의식 없이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런 일이 일어나 죄송하게 생각한다.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 정비를 비롯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 관련자들은 수사 결과가 확정되면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앞서 군은 공무원노조 홈페이지 등에 A 씨의 비위행위를 신고하는 글이 올라오자 자체 감사를 벌이고, A 씨가 출장비를 빼돌린 정황을 포착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수개월간 수사를 벌였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