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부·부산시 알면서도 “쉬쉬”
부산 시내 한복판에 방치된 옛 미군기지 부지에서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정부와 부산시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쉬쉬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녹색연합은 부산 부산진구 옛 ‘주한미군 물자 재활용 유통사업소(DRMO)’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고 12일 밝혔다. DRMO는 개금동과 당감동에 걸쳐 3만4925㎡ 규모로 조성된 미군기지로, 1973년 4월 미군에 공여됐다. 미군 부대에서 발생하는 폐품을 태우는 소각장 등으로 활용되다가 2008년 한미 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라 폐쇄됐고, 2015년 4월부터는 국토교통부가 소유하고 있다. 해당 부지의 약 75%는 철도 관련 시설로, 나머지는 체육공원 시설로 사용될 예정이다.
DRMO 내부의 다이옥신은 지난해 환경조사에서 검출됐다.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토양오염이 우려되고 미군기지가 있던 자리는 5년마다 조사를 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DRMO 부지 내 3개 지점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다이옥신 수치가 가장 높은 곳은 536피코그램(1조분의 1g)인 것으로 조사됐다. 토양 다이옥신 기준은 미국과 일본의 경우 1000 피코그램이다. 국내에는 정확한 기준이 없어 100피코그램을 기준으로 삼는다. 부산 DRMO에서 국내 기준치의 5배가 넘는 다이옥신이 검출된 셈이다.
정부와 시는 이런 내용을 알면서도 공개하지 않았다. 부산 DRMO는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는데,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물질이 주거지 인근에서 검출됐는데도 주민에게 숨겨온 것이다. 환경부와 시는 돔 형태의 밀폐공간을 만들어 토양 정화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계획을 보완하는 작업만 거듭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DRMO 내부에 소각장이 있었기 때문에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DRMO 부지 외곽에서는 다이옥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정부와 시의 늑장 대처를 질타한다. 부산 DRMO는 2008년 폐쇄 직전에 진행한 조사에서도 각종 오염물질이 검출됐는데, 아무런 정화작업을 진행하지 않았고, 2015년 3월 부지를 반환받고 4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유해물질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녹색연합 배제선 활동가는 “이번에 검출된 다이옥신은 소량이지만, 다이옥신이 검출된 이유조차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며 “부산 DRMO는 물론 서울 용산기지 등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이슈] 배재고 지역 비하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