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원 부의 요구로 상정 가능하나
- 본회의 통과 가능성 장담 못해
올 상반기 경남교육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던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이 사실상 자동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은 4일 오전 도의회 제364회 정례회 본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부결된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을 직권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학생인권조례안이 의장 직권상정 사유인 예외적이거나 비상적 안건에 해당하는지 검토했으나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조례를 제정해도 실효가 있는지 의문이고, 예상되는 문제는 많아 직권상정하지 않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례안 3조8항은 ‘학생인권은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령 범위에서 학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했는데, 초·중등 교육법 8조와 시행령 9조1항도 학교장에게 학칙 제·개정권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법과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는 한 조례가 제정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학생인권은 학칙으로 제한되거나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게 김 의장의 지적이다.
실효성은 의문인 반면, 학생인권조례를 이미 제정·시행한 서울·경기 등 사례를 살펴볼 때 경남에서 조례가 시행될 경우 학교현장 혼란과 민원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김 의장은 예상했다.
김 의장은 지난달 학생인권조례안이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된 직후 “도의회 66년 역사상 의장이 직권상정한 경우는 옛 창원·마산·진해 통합 관련 조례 딱 한 번뿐이었다”며 직권상정이 사실상 쉽지 않음을 내비친 바 있다.
이로써 학생인권조례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1이 부의를 요청하는 방법만 남았다. 다음 달 19일 제365회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까지 부의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조례안은 자동으로 폐기된다.
경남도의원은 총 58명으로, 조례안이 상정되려면 20명 이상이 조례안 부의를 요구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학생인권조례안 제정에 대체로 긍정적이고, 소속 도의원이 34명이어서 본회의 상정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의원마다 의견이 달라 본회의 통과에 필요한 30명을 확보하느냐는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더구나 민주당은 학생인권조례안 제정을 당론으로 정하라는 시민단체 등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