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와 해운대구가 마다한 ‘금당다우 고택’ 복원(국제신문 지난달 24일 자 10면 등 보도)을 동구가 추진한다. 서구와 해운대구는 고택 부재의 문화재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복원을 꺼렸지만, 동구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해체되기 전 부산 서구 암남동에 있던 금당다우 고택의 전경. 국제신문 DB

부산 동구는 금당다우 고택이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높다고 보고 복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구는 부식이 진행 중인 한옥 부재를 폐교한 좌천초등학교로 옮겨 임시 보관할 예정이다. 금당다우 고택은 부산을 대표하는 차(茶) 명인이자 건축가인 고(故) 금당 최규용 선생이 거주했던 곳이다. 최 선생은 경남 산청군 전통한옥을 서구 송도해수욕장 앞으로 옮겨 복원해 거주했다. 고택은 지난해 3월 서구 암남동 재개발로 철거됐고, 부재는 강서구 대저동 밭자락에 방치돼 있다.

최 선생의 유족이 2017년 서구에 고택을 복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해운대구 우3동 주민자치위원회도 고택 부재를 기증받고, 이를 활용해 어린이도서관을 짓자고 해운대구에 제안했지만 구가 난색을 표했다.

결국 유족은 고택 부재를 경기 용인의 한 개인 별장 건축주에게 팔려고 했다. 그러자 동구가 나서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유족에게 전했다. 동구는 폐가 부지를 매입하고, 원형이 잘 보존된 기와와 나무 등 부재를 활용해 복원할 계획이다.

최형욱 동구청장은 “200년이 넘은 건물의 자재인데 방치돼 안타까웠다. 지역의 역사성 있는 유산이 개인적 용도보다 공공 목적으로 쓰이는 게 가치 있다. 추가경정예산에서 주택도시기금이 확보되는 대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택 복원을 제안한 원영숙 해운대구의원은 “해운대에서 복원 사업이 안 돼 안타깝지만, 문화적 안목이 있는 구에서 사업을 하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황윤정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