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일 조각 형식의 메타 파일
- 음란물·몰카 게시 혐의 20대
- 원심 징역1년2월 → 1년 감형

음란물 원본이 아닌 공유정보파일 형식의 ‘토렌트’ 파일을 배포해도 음란물 유포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반면 토렌트 파일이라도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몰카’ 공유 파일을 유포한 행위는 무죄로 판단했다.

부산지법 형사3부(남재현 부장판사)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 유포),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20)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2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는 2016년부터 2년 동안 음란물 유통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국내외 음란물 5만여 건과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은 불법 촬영물 41건을 다수의 회원에게 배포한 혐의다. 또 지난해 저작물 불법유통 사이트를 개설해 국내 드라마 등 19만여 건을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는 토렌트 파일이 ‘유포의 대상’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토렌트 파일은 영상 원본이 아니라 파일의 이름, 크기, 파일 조각 정보 등이 담긴 ‘메타 파일’이다. 실행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수인 토렌트 이용자 컴퓨터와 연결하고 파일 조각을 전송받아 하나의 완성된 콘텐츠 파일을 얻는 구조다.

1심은 음란물 유포와 몰카 유포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이에 불복한 A 씨는 “영상물 원본 파일이 아니라 공유정보파일이므로 ‘음란물’에 해당하지 않고,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항소했다.

음란물 유포 혐의에 대해 2심 재판부는 “토렌트 파일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한 부호’에 해당하고, 불특정 다수인이 특별한 제한 없이 음란물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상태가 실제로 조성됐다면 범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봐야 한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몰카 유포 혐의는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며 원심을 깨고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성폭력처벌법에서 정한 유포의 객체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로 한정해야 한다”며 “몰카 토렌트 파일을 게시해 간접적으로 촬영물을 유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지만 이를 범죄에 포함하는 것은 지나친 유추해석”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몰카 토렌트 파일 41건도 음란물 유포 혐의로 기소했다면 처벌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검찰은 성폭력처벌법상 몰카 유포죄의 형량이 높아 따로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법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성폭력처벌법이 개정되면서 몰카 유포죄의 처벌 대상이 ‘촬영물’에서 ‘촬영물 또는 복제물’로 확대되면서 향후 메타 정보 파일에 대해서도 처벌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A 씨는 법률 개정 전 저지른 범죄로 법원의 판단을 받아 엄격한 해석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