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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70> 거제 이수도 둘레길

사슴 뛰노는 초록섬 … 청량한 비경 앞에 심신의 고단함 씻는다

  •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26 18:58:16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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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방마을 선착장서 배타고 10분
- 2시간이면 섬 한 바퀴 일주 충분
- 쉬엄쉬엄 가족 나들이 하기 좋아
- 웅장한 거가대교 부산 가덕도 등
- 둘레길 곳곳 펼쳐진 풍광 압권
- 출렁다리 건너면 해돋이 명소도

부산과 경남 거제를 연결하는 거가대교를 조망하기에는 거제시의 부속 섬인 이수도(利水島)만한 곳이 없다. 이수도 북쪽 해안가 어디에서나 거가대교의 웅장한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손에 잡힐 듯 지척으로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거제에서 부산 방면으로 거가대교를 타기 직전 만나는 섬이 이수도다. 행정자치부가 선정한 ‘찾아가고 싶은 섬’이기도 하다.
   
거제 이수도 해돋이전망대 앞에서 바라보는 거가대교는 손에 잡힐 듯 지척으로 느껴진다.
이 섬이 최근 ‘1박3식 섬’으로 방송에 소개된 후 거제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섬마을 50여 가구가 펜션과 민박을 생업으로 하는데, 모두 1박3식을 제공하고 있다. 입소문을 타고 최근 들어 섬을 찾는 탐방객이 급증하고 있는데 덩달아 ‘이수도 둘레길’도 탐방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섬을 천천히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 가량 걸려 가족 나들이에 적당하다. 섬 자체가 야트막해 가파른 오르막길이 없는 데다 해안가 비경에 탄성이 절로 나오는 경관을 자랑한다.

■ 펜션과 촌집 공존하는 오솔길

이수도로 가려면 거제시 장목면 시방마을 선착장을 찾아야 한다. 이곳에서 도선이 섬을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방마을 도선 선착장 앞은 평일인데도 섬으로 가기 위한 사람으로 꽤나 붐볐다. 이수도를 찾는 목적은 다양했다. 섬에서 낚시를 즐기려는 낚시객과 이수도 둘레길을 둘러보려는 탐방객, 조용한 섬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힐링하려는 숙박객 등이었다. 시방마을에서 이수도는 코앞이다. 뱃길을 연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 이수도에 도착한다. 섬 왼편 언덕배기에는 펜션촌이 자리잡았고, 섬 중앙에 촌집들이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이수도 둘레길’은 마을을 관통해야 한다. 해안가를 빙 도는 해안도로는 중간에 끊겨 있기 때문이다. 마을 촌집들은 모두 문패를 내걸어 민박집으로 영업 중이었다. 촌집 담벼락에는 온갖 벽화를 그려넣어 ‘벽화마을’로도 불리는데 색이 바래 약간 아쉬웠다.

마을을 관통해 조금 오르면 산만디민박 앞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만난다. 둘레길은 아랫쪽 ‘물새전망대’ 방향으로 향하면 된다. 다른 방향으로 가면 섬을 가로지르는 지름길이지만 둘레길만큼 경관이 아름답지 못하다. 마을을 벗어나면 이내 눈앞에 바다가 다시 펼쳐진다. 길은 오솔길 흙길이거나 야자수 매트를 깔아 놓아 걷기 편했다. 소나무 숲길도 펼쳐지고 곳곳에 야생화도 펴 눈을 즐겁게 한다. 바다 조망 경관이 뛰어난 곳에는 쉬어갈 수 있게 작은 쉼터를 군데군데 조성해 놓았다.

■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바다 조망

선착장에서 1㎞ 가량 더 걷자 ‘물새전망대’가 나왔다. 그 위쪽에 ‘이물섬전망대’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이수도에서 조망권이 가장 빼어난 곳이다. 바다를 조망하는 전망대는 대부분 단층이지만, ‘이물섬전망대’는 3층 구조로 독특한 모양새다. 마치 조선 시대 수군이 왜적의 동태를 살피려는 감시초소를 닮은 느낌이다. 3층에 오르니 숨이 멈출 것 같은 비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왼편으로 거제 장목면 한화리조트가 보이고 연이어 거가대교의 사장교가 시야에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 뒤로 부산항 신항과 가덕도, 녹산공단까지 훤히 보인다. 눈을 오른편으로 더 돌리니 망망대해가 펼쳐져 있다. 이수도가 부산과 거제 사이의 섬이다 보니 그 중간의 망망대해가 압권이다. 눈을 조금 더 오른편으로 옮기면 거제 옥포만의 대우조선해양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마치 360도 파노라마처럼 거제~거가대교~부산~망망대해~거제가 펼쳐져 있다. 가히 이수도 ‘제1 비경’이라 할만하다. 거제 본섬과 거가대교, 가덕도, 부산항 신항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은 이 곳이 유일하다.

조금 더 걸으니 섬의 동쪽 끝 ‘해돋이전망대’에 닿는다. 넓게 펼쳐진 해안선에서 바라보는 해돋이가 일품이라고 한다. 전망대 옆 협곡 사이로 출렁다리를 만들어 놓았다. 흔들흔들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협곡 아래를 쳐다보니 아찔하다. 협곡 사이로 강하게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엄청나다. 전망대 앞에는 사슴 동상을 조성해 놓았다. 섬에서는 사슴을 방목해 상징물같이 여겨진다.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청량 길

해돋이전망대에서 마을로 되돌아오는 길은 줄곧 거가대교를 옆에 끼고 걷는 코스다. 아래쪽 둘레길이 거제 본섬을 마주보고 왔다면 위쪽 둘레길은 바다 건너 거가대교와 부산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이 코스 또한 바다 조망이 뛰어난 곳에는 작은 쉼터를 곳곳에 설치해 놓았다. 숲길과 오솔길이 계속 이어진다. 새소리가 정겹게 다가오고 파도소리는 상쾌하다.

평일인데도 둘레길을 돌아보는 탐방객이 자주 눈에 띄었다. 부산에서 왔다는 한 탐방객은 “해안가 경관과 바다 조망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몸과 마음이 정화돼 청량한 느낌”이라며 극찬했다.

마을길로 접어들기 전 오른편으로 해안도로 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해안가 기암괴석 위로 도로를 내는 현장이었는데 ‘편리’와 ‘보존’ 중 어느 것이 우선인지 잠깐 생각에 빠져 들게 한다. 이수도는 ‘2019년 어촌 뉴딜 300사업’에 선정돼 앞으로 100억 원을 투입해 국민휴양형 휴식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인데, 천혜의 자연을 보존하는 친환경적 개발이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마을길로 접어들자 신축 펜션촌이 자리잡은 마을 언덕배기로 나왔다. 마을 촌집을 출발해 섬을 한 바퀴 돌고 펜션촌으로 되돌아 오는 코스다. 거가대교 경관이 먼저 보고 싶다면 반대 방향으로 돌아도 상관없다. 혹시 시간이 없는 탐방객이라면 마을 가운데 지름길로 내달려 ‘이물섬전망대’와 ‘해돋이전망대’를 둘러볼 것을 권한다.

시방마을 선착장에서 이수도로 향하는 도선은 평일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단위로 출발하고 주말에는 수시 운항한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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