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 40시간 미달 땐 4만 원 내야
- 학부모 “돈 내라니 황당” 반발
- 전담 교사도 없어 ‘땜질식 보육’
워킹맘 이모(40·부산 동래구 사직동) 씨는 최근 자녀 2명을 함께 보내고 있는 어린이집으로부터 알림장을 받았다. 정부의 보육체계 개편안 시범 어린이집으로 운영됨에 따라 ‘기본반’과 ‘연장반’ 중 선택하라는 내용이었다. 이 씨가 “사정이 있어 제 시간에 아이를 데려가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현재는 연장 보육 교사가 없어 주간 교사가 별도로 근무시간을 늘려 돌봐주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교사가 퇴근 후에 남아서 아이를 돌봐준다는 말에 부담을 느낀 이 씨는 ‘연장반’을 선택하기로 했다. 하지만 어린이집은 “연장반을 선택해 한 달 연장 보육 시간(40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아이 1명당 4만 원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2명인 이 씨는 매달 8만 원을 내야 하는 것이다. 이 씨는 “무상보육이 정착된 마당에 돈을 내라고 하니 황당하다. 비용을 내지 않기 위해 매달 40시간을 억지로 채워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어린이집 맞춤반을 폐지한 정부의 보육체계 개편안 시범사업 지역으로 부산 동래구 등이 선정된 가운데, 기본보육 시간 외에 연장보육을 선택하는 학부모에게 부담금을 내도록 해 논란이 가열 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어린이집 보육체계 개편안에 따르면 어린이집은 모든 아동에게 하루 7, 8시간의 ‘기본보육시간’(오전 9시∼오후 4시)을 보장하고, 돌봄이 추가로 필요한 아이에게는 ‘연장 보육시간’(오후 4시~7시30분)을 제공한다. 연장 보육시간에는 전담 보육교사가 배치된다. 정부는 시범사업 지역으로 동래구를 비롯해 서울 동작구, 경기 양평군, 전남 여수시 등 전국 4개 시·구·군을 선정했다.
하지만 시범사업 기간 연장 보육교사 충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주간에 근무하는 교사가 초과근무를 하며 연장 보육 수요를 메우고 있는 형편이다.
동래구 관계자는 “일부 어린이집에서 초과근무로 종일반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별로 충원을 진행하고 있고, 구에서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보건복지부 지침상 연장 보육시간에 미달할 경우 부모가 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연장반을 운영하려면 인건비 등이 추가로 들어가는데, 이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어린이집은 그만큼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부모에게 부담금을 부과한다는 취지다. 다음 달까지는 정부가 전액 지원하지만, 오는 7월부터는 부모에게 부과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이에 대해 동래구 관계자는 “부모부담금 부과와 관련해 복지부와 기재부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부모부담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 등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