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업계·김해공항 근로자 등
- 근무시간 늦을까 초조하게 대기
- “정상운행한다더니 안 오나” 분통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둘러싼 부산 울산 시내버스 노사 간 협상이 전국에서 가장 늦게 타결되면서 시민 피해가 잇따랐다. 일부 학교는 등교 시간을 늦추거나 휴업했다.
15일 오전 5시10분께 부산 해운대구 우동 31·307번 시내버스 차고지는 다급한 기사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이날 첫차 시간인 새벽 4시50분에 임박해서야 노사가 합의안을 만들어 버스 운행 정상화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새벽 4시50분 출발하는 31번 버스는 평소보다 20분가량 늦게 차고지를 떠났다. 31번 첫차를 이용하는 승객 상당수는 해운대구 일원 숙박·관광업소에서 야간 청소 등을 한 뒤 귀가하거나, 새벽 일찍 다른 지역으로 출근하는 근로자다. 이들은 밤새워 일하느라 지친 몸으로 10여 분 넘게 첫차를 기다렸는데도 버스가 오지 않자 분통을 터뜨렸다. 배차 시간이 지연되자 택시를 타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A(여·58) 씨는 “하루하루 힘들게 버는데, 근무 시간에 맞추려고 사상구 주례동 공장까지 가는 택시를 타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해국제공항 근무자의 통근 버스로 불리는 307번 첫차에서는 긴장감이 돌았다. 정해진 시간에 따라 근무를 서야 하는 공항 근로자들이 오전 5시 버스의 첫 운행이 15분가량 늦어지자 불평을 쏟아냈다. 승객 B(48) 씨는 “승용차로 출근하려다가 버스 정상 운행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차고지로 왔다”며 “정해진 일정이 있는데, 늦을까 봐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버스 정류장마다 승객은 평소보다 적었다. 부산시가 오전 5시께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버스 정상 운행 사실을 알렸지만, 그 전에 출근길에 나선 시민이 버스를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버스 기사 C(50) 씨는 “오전에 정류장이 썰렁했다. 버스 운행을 안 하는 줄 알고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한 시민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학생들도 피해를 봤다. 울산에서는 초등학교 3곳, 중학교 5곳, 고등학교 14곳이 재량 휴업했다. 또 중학교 5곳과 고등학교 7곳은 등교 시간을 평소보다 30분∼2시간 늦췄다. 부산시교육청은 초중고에 버스 파업에 대비해 학교장 재량으로 통학 계획을 조정하라고 지침을 내렸지만, 변경된 시간을 적용한 학교는 없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