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급 명세서엔 6년간 세금 ‘0’원
- 19년 일한 점 비춰 기간 더 길 듯
- 용처 모를 ‘기밀비’4000만 원도

노조의 복지기금을 횡령하는 등 다수의 혐의를 받고 있는 부산 법인택시노조 본부장 A 씨(국제신문 지난 1일 자 9면 등 보도)가 수년간 세금을 포탈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더욱이 용처가 불분명한 ‘쌈짓돈’까지 마음대로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이 추가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확보한 A 본부장의 2012~2017년 급료·상여금 명세서를 보면 그는 이 기간 임금 명분의 돈을 노조로부터 받았다. 2012년 1월 20일 월급으로 327만 원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7년 1월에는 345만 원을 노조로부터 수령했다. 같은 기간 노조 간부인 B, C 씨도 노조로부터 급여를 받았다.

전국택시산업노조 부산지역본부와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이 맺은 단체협약서를 보면 본부장 등 노조 전임자는 자신이 소속된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이들은 노조로부터 급여를 받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기간 A 본부장 등이 낸 세금이 ‘0원’이라는 점이다. 노조가 작성하는 급료·상여금 명세서에는 4대보험료와 갑근세, 주민세 등 7종의 공제금액이 기재되는데, 해당 기간 이들의 명세서 공제 금액란에 기재된 액수는 한 푼도 없었다. 이 기간 A 본부장이 받은 급료 및 상여금은 총 3억664만5000원에 달한다.

그의 6년간 평균 월급(425만8958원)으로 2019년 우선지원대상기업 기준 4대보험 부담액을 계산해 보면, 한 달에 36만여 원을 내야 한다. 즉 A 본부장이 6년간 포탈한 4대보험료만 2653만여 원인 것으로 추산된다. A 본부장이 2000년 8월 직무대행으로 본부장에 취임한 이래 19년째 노조의 수장을 맡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세금 포탈 기간은 훨씬 더 길 수 있다는 의혹이 나온다.

A 본부장이 노조 공금을 마음대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2016년 노조의 예산 집행 내용을 보면 A 본부장 앞으로 ‘기밀비’ 4000만 원이 책정됐다. 이 돈은 사용 후 영수증을 남기지 않아 용처가 불분명하다.

A 본부장은 일련의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기밀비의 용처는 말 그대로 ‘기밀’이다. 영수증 없이 써도 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해명했다. 세금 포탈 의혹에 대해서는 “월급은 노조에서 받지만, 세금은 소속된 회사에서 대신 내준다”며 부인했다.

이에 대해 한 회계사는 “회사에서 임금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근로자의 4대 보험을 대납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A 본부장이 노조와 회사 모두로부터 월급을 받았거나, 회사와 짜고 월급을 빼돌렸을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수사 기관에서 A 본부장의 비리를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