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령·거액 리베이트 챙긴 혐의
- 경찰, 2명 기소의견 검찰 송치

노조의 복지기금을 횡령하고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긴 혐의를 받는 부산 법인택시노조 본부장(국제신문 지난 1월 22일 자 8면 보도)이 노조 돈으로 억대의 최고급 세단 차량을 구매해 자가용으로 사용하다 덜미를 잡혔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전국택시산업노조 부산지역본부장 A(65) 씨 등 노조 간부 2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택시 기사 복지기금이나 노조 특별예산 등을 A 씨 개인 차량 할부금이나 과태료를 내는 데 쓰거나 노조 간부 여행경비, 선거자금 등으로 사용해 2억10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또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택시 기사의 근무복을 납품받으면서 업체 대표로부터 양복 상품권 384장(2억6880만 원 상당)을 리베이트로 챙긴 혐의를 받는다. 여기에다 A 씨는 택시노조가 설립한 의료법인 산하 요양병원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이사진 추천권으로 현 이사 B(50) 씨를 추천한 뒤 그 대가로 선거 자금 명목으로 2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는다.

A 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꼼수’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4월 노조 예산 2284만 원에다 자신이 사용하던 노조 관용 차량을 판매한 돈 1300만 원에 본인 돈을 더해 5000만 원을 주고 제네시스 EQ900 승용차를 구매해 자가용으로 사용했다.

해당 차량은 A 씨가 구매할 당시 국산 승용차 가운데 가장 비싼 차종으로 판매가격은 최저 7300만 원에서 최고 1억1000만 원에 이른다.

A 씨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차량 할부금 잔액을 노조 공금으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노조 돈으로 나간 할부금은 984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경찰이 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나서자 A 씨는 횡령 사실을 숨기려고 지난 1월 본인 명의이던 해당 차량을 노조 복지협회로 이전 등록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에서 결국 덜미를 잡혔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노조 간부가 저질러 온 비리의 단면이 드러났다.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지열 신심범 기자